문화와 연결하다/컬쳐&트렌드

[소통단] ‘영원한 리베로’ 홍명보 감독을 믿어보세요!

알 수 없는 사용자 2013. 9. 3. 12:01

 ‘영원한 리베로’ 홍명보 감독을 믿어보세요!





안녕하세요, 아주캐피탈 공식블로그 '아주 특별한 하루'에서 소통단으로 활동 중인 아주캐피탈 이유국 대리입니다. 일전에 금융권 웹사이트라는 주제로 여러분께 다가갔다면, 이번에는 우리에게 있어 좀 더 친숙하고 재미있는 주제로 여러분과 이야기를 나누려 합니다. 바로 스포츠, 그중에서도 '축구'에 대해서 말이죠. 


축구라는 단어를 들으면 우리는 흔히 가장 뜨거운 열기와 환호의 시간을 보냈던 2002년 월드컵을 떠올리기 마련입니다. 당시 우리나라 국가대표 선수들은 필드 위를 누비며 전 세계에 대한민국의 이름을 널리 알려 애국심과 자긍심을 고취해줬죠.




















 변화된 한국 축구 환경



지난 14일 페루와의 친선 경기에서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0대0 무승부를 거뒀습니다. 홍명보 감독이 올해 6월 지휘봉을 잡은 뒤, 대표팀이 거둔 성적은 4전 3무 1패. 


청소년대표팀, 올림픽대표팀을 이끌고 차례로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던 홍 감독이지만 성인 대표팀 감독으로서의 첫 행보는 그리 순탄치 않아 보입니다.


한국의 월드컵 출전은 54년 스위스, 86년 멕시코, 90년 이탈리아, 94년 미국, 98년 프랑스, 2002년 한국 일본, 2006년 독일, 2010년 남아공, 2014년 브라질까지 총 10회입니다. 

중 외국인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것은 2002년과 2006년 대회이며 2002년에는 잘 알다시피 거스 히딩크가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뤄내는 쾌거를 이뤘습니다. 


외국인 감독에 비해 상대적으로 내국인 감독들의 성적표는 초라합니다. 16강에 오른 것은 2010년 남아공 월드컵 허정무 감독이 유일하며, 1998년 프랑스 월드컵까지는 단 1승도 챙기지 못했습니다. 이러한 내국인 감독과 한국 축구의 문제점을 지적할 때,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몇 가지 키워드들이 있습니다. 


학연이나 지연에 근거한 선수단 구성과 공격수들의 골 결정력, 감독의 전술 운용 능력 부족 등 매스컴에 유사한 표현이 매번 노출되다 보니 이제는 축구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팬이라면 이러한 문제를 비교적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데 어려움이 없어졌습니다.

 

이번 글을 통해 이러한 문제점들을 좀 세심하게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한국축구의 환경은 과거와 비교해 많은 발전을 이뤘습니다. 경기결과만 볼 것이 아닙니다. 이제는 다른 시각에서 살펴 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변화된 한국 축구 환경과 해외파 선수들





최근 한국대표팀 베스트 일레븐의 면면을 뜯어보면 굉장히 든든해졌습니다. 2010년 이후 꽤 그럴 듯해졌습니다. 중앙 수비수들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포지션의 선수들이 해외 프로리그에서 활약하고 있습니다. 그중 한 두 명의 특정 선수들은 해외 빅리그에서도 상위클래스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거물급 선수들입니다.
 
남아공 월드컵이 그랬습니다. 전성기를 누리는 한국의 자랑 박지성이 있었고, 프랑스를 주름잡고 있던 박주영, 볼턴의 희망으로 떠오른 이청용, 셀틱의 중원을 책임졌던 기성용, 산전수전 다 겪은 이영표까지 세계 어디에 내놔도 부끄럽지 않은 구성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박지성, 이영표를 제외한 해외파 선수들의 연령층이 젊다는 것입니다. 이 선수들은 앞으로 두 번 정도의 월드컵에서 대표팀의 중심 역할을 해줄 것이며 기량 면에서 성장 가능성도 높습니다.



 한국 프로리그의 발전과 1.5군 국가대표팀





해외파 선수들 못지않게 국내파 선수들도 매우 우수해졌습니다. 프로축구가 출범한지 30년 정도의 시간이 지났고 단일 리그로 진행되던, 무늬만 프로리그였던 과거의 K리그에 비해 올해부터는 '*스플릿 시스템'이라는 선진 축구 시스템도 도입되었습니다.


 

선수들의 입장에서는 살아남기 위해 더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하는 환경이 만들어졌고 이러한 환경 탓인지 경기력뿐 아니라 경기장 분위기도 달라졌습니다. 젊고 어린 선수들의 활약이 눈에 띄며 각 팀별 주전 선수들의 실력 또한 출중합니다.



홍명보 감독은 데뷔 무대였던 동아시안 컵과 이어서 벌어진 페루와의 평가전에서 이런 K리그의 주요 선수들을 중용했습니다. 이는 과거의 내국인 감독들과는 많이 다른 모습임을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 성인 대표팀의 선발과정은 일반적으로 어린 시절부터 연령별 대표팀을 거친 엘리트 선수들이 성장하며 그 자리를 채워왔습니다. 따라서 어린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선수들은 성인 대표팀에 명단을 올리는 기회조차 얻기 힘들었습니다.


한국축구는 철저하게 국가대표팀만을 위한 시스템 속에서 운영되었습니다. 그런 사유로 아시아 국가 중 비교적 빠른 시기에 프로축구를 출범했음에도 가장 중요한 축구 인프라는 큰 발전을 보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동아시안컵 대회를 보면 한국 프로리그가 얼마나 성장했는지 잘 알 수 있습니다. 한국은 지금껏 1.5군 정도의 전력으로 대회를 참가한 경험이 많지 않습니다. 


나이가 어린 올림픽대표팀을 성인대표팀 대신 출전시키는 등의 배려는 있었으나, 같은 성인대표팀 내에서 다소 약한 전력의 선수단을 구성할 여유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남미나 유럽의 축구강국들이 한국에 평가전을 치르러 올 때 1.5군의 전력이 온다는 마음 상하는 소식을 자주 접하셨을 것입니다. 


아쉽기도 했지만, 한국 입장에서는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을 많이 보유한 축구 강국들이 부럽기도 했습니다. 비록 동아시안컵의 결과는 2무 1패라는 초라한 성적을 거뒀지만, 국내파 선수들이 주축을 이뤘던 1.5군 선수단의 구성은 꽤나 반가운 소식임에 틀림 없습니다.




*스플릿 시스템이란?


전체 팀을 상ㆍ하위 팀으로 나누어 경기를 치른 후 우승팀과 강등팀을 결정하는 방식. 2013년부터 K리그에 새롭게 도입되는 승강제 실시를 위한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 2012년 시행된 경기 방식






 감독의 지도력은 신뢰와 동기부여






내국인 감독은 외국인 감독들에 비해 지도력이 떨어진다는 편견이 많습니다. 히딩크의 영향 때문인지 국내 팬들은 선진 축구를 직접 접한 유럽 출신 감독들을 선호하곤 합니다. 물론 차이는 존재할 수 있습니다. 내국인 감독들이 유럽 유명클럽으로 진출하지 못한 점은 이러한 차이를 현실적으로 이야기해주는 대목입니다.

 

하지만 감독의 역할에 대해서는 꽤 많은 오해가 있는 듯 합니다. 축구단을 운영하며 훈련을 진행하고 전술을 짜며 흔히 얘기하는 대형을 구성하는 것은 감독보다는 코치의 역할에 가깝습니다. 


감독은 오히려 선수단의 매니저 격의 역할을 더 많이 하곤 합니다. 선수들의 심리상태와 컨디션을 체크하고 경기에 임하는 자세를 각인시키고 동기부여를 하는 데 더 많은 힘을 쏟습니다. 


이런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감독은 선수단과 코치진에게 절대적인 신뢰를 얻어야 합니다. 선수단 내에 규율을 정비하고 그 규율에 대해 솔선수범하며 말과 행실에서 흐트러지는 모습 또한 보이지 말아야 합니다.







홍명보 감독은 이러한 부분에서 국내 감독 중 가장 높은 수준의 감독임에 틀림없습니다. 선수 시절부터 그가 가져왔던 이미지와 코칭스텝으로서 선수들에게 주는 신뢰는 단연 으뜸입니다. 지도자 경험이 비교적 짧지만, 감독생활 중 20세 이하 청소년 월드컵 8강과 올림픽 대회에서 동메달을 차지하는 등 대한민국 축구 역사상 유례 없는 성적을 거두기도 했습니다.

 

물론 현재까지의 성적은 비판받아야 마땅합니다. 비록 1.5군의 선수단이었지만 감독은 어떤 선수 구성이라도 경기에서 승리해야 하는 책임을 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가 가고자 할 길은 아직 많이 남았으며 방향성 또한 장기적인 목표를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과거 올림픽대표팀에 포함된 지인을 통해 "홍명보 감독님은 뭐가 달라도 다르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은 적이 있습니다. 뭐가 달라도 다른 그를 믿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대표팀의 행보를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댓글수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