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겨울 아주 좋았던, 아주 따뜻했던, 아주좋은바자회!
여러분 기억하시나요? 지난 10월 8일 늦은 밤, 지구촌 사랑 나눔 건물은 쉼터에 머물던 이의 안타까운 행동으로 화마에 휩싸였었습니다. 불에 타 천장에 대롱대롱 매달린 전기선, 그리고 까맣게 그을린 벽면, 하루아침에 쉴 곳을 잃은 이주민 100여명. 우리는 이 소식을 접하고 가슴이 너무 아픈 나머지, 참담함과 분노를 경험하였습니다.
그리고 11월 싸늘해진 어느 날. 아주캐피탈 한 작은 모임에서는 속삭임이 일기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봉사활동을 가는 곳이야.’, ‘다른 기업들은 벌써 많은 기부를 시작했던데?’, ‘우리도 이번에 무언가를 하면 참 좋을 것 같지 않아?’ 그렇게 그 속삭임들이 실현되고 있었고, 바로 영업/재무 총괄을 아이디어보드였습니다.
올해로 3기를 맞은 아이디어보드는 영업/재무 총괄의 오피니언 리더들의 모임입니다. 더 능동적인 활동, 더 적극적인 소통을 위해 구성이 된 아이디어보드 소속 매니저들은 2013년의 마지막을 의미 있는 소중한 시간으로 만들기 위해 바자회를 기획했습니다. 우리의 따뜻함으로 추운 겨울 얼어붙은 그들의 손을 조금이나마 녹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우리는 시작을 하였습니다.
먼저 바자회 물품의 기부가 시작되자마자 우리의 우려는 말끔히 해소가 되었습니다. “아무런 대가도 없는 물품 기부인데 과연 직원들이 동참을 해줄까?” 라는 생각을 가졌던 우리지만, 괜한 걱정이었죠. 첫날부터 물품 접수 담당자 차현돈 매니저의 메신저와 전화기는 쉴 틈이 없었습니다. 지점분들은 어떻게 물품을 보내야 하는지, 나는 쌀을 기부하고 싶은데 어떤 식으로 해야 하는지, 이런 물건은 상관이 없는지. 많은 분들이 어떤 식으로든 도움이 되고 싶어 하였습니다.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사람들, 나눔을 실천하고자 하는 사람들 덕분에 참으로 행복했던 시간들이었습니다.
그렇게 많은 물품들이 쌓여 가기 시작했습니다. 사장님이 직접 기부해주신 골프채와 태백산맥전집, 그리고 부사장님이 기부해주신 목구멍을 넘어가는 순간 달콤한 맛이 온몸을 휘감는다는 발XXX 21년산, 회계팀 이병천 매니저의 와이프 분이 손수 만들어 주신 귀한 물건들, 그리고 응답하라 1994의 추억에, 그리고 “쓰레기와 칠봉이”의 매력에 흠뻑 빠진 우리들을 위해 65장의 음반, 그 시대의 유산을 기부해 주신 박영화 매니저 등 의미 있고 소중한 물품들이 많이 기부되었습니다.
여러분, 이렇게 단 7일 만에 얼마나 많은 물품이 기부되었는지 아시나요? 놀라지 마세요. 400건에 달하는 물품이 기부되었습니다. 하지만 어느새 우리들의 한숨은 늘어가기 시작하였습니다. 바자회까지는 고작 이틀밖에 남지 않았고, 산더미처럼 쌓인 물건에 가격표 작업부터 시작해서 바자회 장소 꾸미기까지 많은 일이 우리 앞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디어보드는 지치지 않는 남자 매니저들과 힘 좋은(..?) 여자 매니저들로 이루어진 모임이었고, 퇴근 종소리와 함께 너나 할 것 없이 정성스레 쌓여 있는 따뜻함 들을 포장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앗, 그리고 준비하고 있는 또 다른 기획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아주 장터를 통한 경매였습니다. 본사에서 참여할 수 없는 지점 및 센터의 직원들을 위한 이벤트였는데요. 이 때문에 많은 직원들이 메신저를 통해, 어느 정도의 가격을 질러야 하는가부터 심지어 지하 거래를 제안하기도 하였습니다. 물론 농담이었지만, 많은 임직원들이 얼마나 큰 관심이 있는가를 알 수 있었습니다.
눈을 떠보니 6일, 행사 당일입니다. 발걸음이 무겁습니다. 혹시 큰 성과를 내지 못하면 어떻게 하나?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큰 도움을 주지 못하면 어떻게 하나? 엘리베이터를 타고 17층으로 향하는 길은 멀게만 느껴지고 긴장이 됩니다. 그리고 도착한 17층 문을 열고 들어가니 그 걱정들은 눈 녹듯 사라집니다. 늦은 밤 까지 예쁘게 정리를 한 수많은 기부 물품과 아이디어보드 매니저들의 사랑이 녹아 있는 그 소박한 공간에서 흐뭇함이 퍼지는 중입니다. 다시 사무실로 돌아가 아주 장터 준비 사항을 체크 하였습니다. 시작되려면 2시간이나 남은 상황에 오토기획1팀 유제복 매니저는 어느새 만년필에 500원 비싼 가격으로 입찰하였습니다. 어떤 행사든 꼭 이런 사람들이 있죠. 그리고는 아주 전 계열사에 공지를 돌렸습니다. 축제의 장에 모두가 함께 참여하는 소중한 시간을 만들고 싶었던 거였죠. 그리고 아이디어보드 모두는 긴장된 마음으로 11시를 맞이합니다.
아주 따뜻한 바자회에 첫 고객이 들어섭니다. 꾸며 놓은 공간을 한 바퀴 돌며 마치 감정 평가사처럼 이것저것 살피며 분석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추억이 담긴 65장의 음반을 박스채 구매하신 고객이 있었으니 IT기획·보안팀의 김준학 매니저님! 따뜻한 마음으로 물품들을 집어 들고 사가기 시작합니다. 다행입니다. 까다로울 것만 같았던 첫 고객의 푸짐한 씀씀이로 예감은 좋기만 합니다. 그렇게 개시를 시작하고 많은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했습니다. 임원분들이 솔선수범으로 한 보따리씩 물건들을 구매하였고, 너나 할 것 없이 미리 생각해 두었던 물품들을 구입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아주 장터는 어땠을까요? 물론 순조롭게 진행이 되고 있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유제복 매니저가 선 입찰을 하였던 만년필은 많은 경쟁자가 500원씩 입찰가를 올리며 진행이 되고 있었습니다. 보기 드문 명장면이었죠. 결국 아주 장터 경매 물품 최대 입찰자인 11명을 기록한 가운데 오토기획 1팀의 이승주 매니저께 행운이 돌아갔답니다. 그리고 이 밖에도 많은 상품의 경매는 활발하게 이루어졌습니다.
예고한 대로 1시가 되어갑니다. 1시가 되면 그 누구도, 폐업 직전인 의류 매장에서도 감히 할 수 없었던 대박 할인을 미리 공지하였었죠. 1시 10분 전, 바자회 장소에는 많은 사람들이 대기를 하고 있습니다. 낙찰되지 못한 경매 물품을 구매하기 위해서 어느새 사람들이 둘러싸고 있었으며, 최대 95%의 할인이 진행되는 일반 물품에도 많은 직원들이 눈치 싸움을 합니다. 1시를 알리고 아이디어보드 매니저들은 바빠집니다. 낙찰된 물건은 스태프 장소로 옮기고 낙찰되지 못한 물품에 파격적인 50% 할인을 적용하여 판매를 시작합니다. 굉장히 빠른 속도로 물품들이 동나기 시작합니다. 어느새 응답하라 1994의 그 시대 음반들은 동났고, 여기저기서 아이디어보드 매니저들의 손에서 나는 돈 내음이 진동할 정도로 팔려 나갔습니다. 역시 '대박'과 '할인'은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게 거의 모든 물품들을 소진하고, 더불어 남는 물건을 떨이로 받는 거의 마지막의 운 좋은 직원들도 있었습니다. 식대카드로 기부해 달라는 리스트에는 어느새 빼곡하게 직원들의 이름이 채워져 있었고 기부함에는 무게는 크게 느껴지지 않았지만(?) 소중한 금액이 모였었습니다.
그렇게 3시가 지납니다. 짧았던 그리고 길었던 소중한 시간은 그렇게 막을 내렸습니다. 어느새 따뜻했던 기부금들은 모였고 흐뭇한 마음으로 서로 토닥였습니다.
마무리하고 사무실 책상으로 돌아와 한숨 돌렸습니다. 곰곰이 지난 열흘간을 생각합니다. 많은 기부를 해 주셨던 아주캐피탈 임직원들이 떠오르고, 멤버들 모두가 떠오릅니다. 첫 기획의 기둥을 세우며 세세하게 업무 분담을 해 나간 모임의 장 구승혜 매니저와 이정미 매니저, 막내라는 무거운 책임감에 전투력을 급상승시켜 행사에 임한 박상현 매니저, 김혜림 매니저, 그리고 차현돈 매니저, 이윤영 매니저, 거금의 잔돈을 준비하고 전날 밤늦은 밤 까지 바자회 장소를 아름답게 꾸며 준 손혜린 매니저, 외근 등으로 바쁜 와중에 끝까지 책임감을 잃지 않은 황상철 매니저, 양희선 매니저, 유쾌한 입담과 구수한 외모로 상냥하게 직원들을 맞이해준 남대우 매니저, 뒤늦게 참여하여 누구보다 열심히 임해준 신혜수 매니저, 추억 속에 빠지게 하였던 최다 물품 기부자 박영화 매니저, 그리고 당일 날 바쁜 업무로 참여는 못 했지만, 끝까지 열심히 도와주었던 박진우 매니저가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갑니다. 아이디어보드 멤버들 그리고 아주그룹 임직원 모두의 따뜻함에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고,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는 나태주님의 시 한 구절과는 상반되게 바자회를 성공리에 끝마친 직후, 저는 자세히 보지 않아도, 오래 보지 않아도 세상이 참 무조건 아름답게만 보였습니다. 많은 분들이 베풀어 주신 아름다운 나눔 덕분이었을 것입니다. 이 덕분에 따뜻한 마음으로 2013년을 마무리 할 수 있었고, 여러분들이 준 아름다운 나눔으로 인해 우리는 매서운 추위 앞에 놓인 그들에게 뜨거움을 선물할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행사를 통해 발생한 수익금 전액과 기부 물품은 지구촌사랑나눔과 아주캐피탈 봉사처에 전달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행사를 위해 적극적으로 도와주신 김승동 부사장님을 비롯하여 홍보마케팅팀에 뜨거운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아주 좋은 바자회 수익금]
♥ 물품 판매 수익금 총 1,884,270원
♥ 식대 카드 기부금 총 1,500,000원
♥ 물품 기부 : 쌀 5포대, 라면 10박스, 과자 30박스 등
매서운 추위가 기승을 부립니다. 얼마 남지 않은 소중한 시간을 의미 있는 사람들과 행복하게 보내시길 바라며, 가끔씩 주위를 둘러보며, 소외된 계층을 향해 여러분들의 따뜻한 손을 먼저 내밀어 보시길 권해 드립니다. 여러분의 손에 담긴 작은 정성과 뜨거운 열정이 여러분들에게 그리고 그들에게 따뜻함을 선물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