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 있는 기쁨 아카데미, 김성근 야구감독의 일구이무(一球二無) 2편
1973년 국가대표 코치에서 1984년 OB 베어스, 태평양 돌핀스, 쌍방울레이더스, LG 트윈스, SK 와이번스 등 12개의 프로야구팀 감독을 거쳐 현재 고양 원더스 감독을 맡고 있는 김성근 감독님이 지난 6월 24일 아주그룹에서 진행한 ‘이야기가 있는 기쁨 아카데미’ 강단에 올랐습니다. 야구의 신과 같다 하여 야신(野神)이라 불리는 김성근 감독님으로부터 열정과 리더의 덕목에 대해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아주캐피탈 블로그 "아주 특별한 하루"에서도 2013년 6월 26일, 그 현장을 안내해드린 적이 있었습니다. 지난 이야기가 김성근 감독님의 열정과 신념을 주로 다루고 있다면 이번 이야기는 감독님의 44년 야구 인생 중에서 있었던 에피소드 등 야구팬이라면 눈을 반짝일만한 재미있는 내용이 담겨있는데요,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다 함께 들여다볼까요?! (김성근 야구 감독님의 이전 글이 궁금하시다면 "여기"를 클릭하실 경우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야기가 있는 기쁨 아카데미, 김성근 야구감독의 일구이무(一球二無) |
“안 되는 것을 되게 하는 것이 리더십이지 안 되는 것을 안 된다고 하는 것은 리더십이 아니라고 말하며, 선수가 없다거나 재정이 뒷받침되지 않는다고 팀이 어렵다고 말하는 감독은 리더의 자격이 없다고 했습니다. 현실을 받아들이고 돌파구를 찾는 것. 그것이 리더라는 말에 저 역시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강연에 함께 한 아주캐피탈 경영지원실 유재형 실장님은 김성근 감독님이 집필한 책 속의 말을 인용하여 ‘이야기가 있는 기쁨 아카데미 ¯ 행동하는 열정’ 편에 강사로 초청된 김성근 감독님에 대한 소개를 시작했습니다. 짤막한 이력 소개와 함께 20대의 열정을 고스란히 갖고 있는 최고의 감독이라는 모두 발언을 마쳤고, 뜨거운 박수소리와 함께 김성근 감독님이 강단에 오르며 본격적인 강연이 시작되었습니다.
리더는 희생과 신뢰 속에 피어난다 |
“이런 팀을 가지고 어떻게 야구를 하라는 거지?” 만년 꼴찌 팀이었던 태평양의 감독을 맡았을 당시 김성근 감독님은 선수들과의 첫 대면에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하지만 그 생각은 그 순간뿐. 김성근 감독님은 그 당시나 고양 원더스 감독을 맡고 있는 지금이나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신념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그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 리더의 요건 가운데 하나로 절실함 속에서 나오는 ‘비상식의 발상’을 꼽았습니다.
“3년 동안 1승도 못한 선수, 혹은 대학선수시절 내내 게임을 뛰지 못한 투수를 프로시합에 투입할 수 있을까요? 그들을 과감하게 기용하는 것, 그것이 비상식의 길이라고 봅니다.” 비상식의 길이란 있는 길을 골라서 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걸어가야 길이 생긴다는 믿음이라고 말하는 한편, 아주에서 강조하고 있는 ‘개척자 정신’도 어찌 보면 자신의 이런 생각과 일맥상통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내게 가장 중요한 리더의 조건을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대답하고 싶다. “끝까지 선수를 포기하지 않고 살리는 것, 그게 리더다.” 세상에 필요 없는 사람은 없다. 모두 다 나름대로 쓰임새가 있다. 리더는 그 사람만의 쓸모를 최대한 살려주는 사람이다. 1%의 가능성이 있다면 그 1%를 완벽하게 만들어주어야 한다.
- 『리더는 사람을 버리지 않는다』, 프롤로그 중에서
비상식의 발상과 함께 김성근 감독님이 꼽은 또 다른 리더의 조건은 ‘희생정신’과 ‘신뢰’였습니다. 김성근 감독님은 12번이나 팀을 옮긴 이유 중 하나로 자신이 구단주의 말을 잘 듣지 않는 감독이었기 때문이라고 자평했습니다.
“리더가 조직을 잘 이끌어가려면 조직 구성원들과의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게 밑바탕이 되지 않으면 미래가 없죠. 감독은 바로 선수들의 미래를 걱정하고 만들어줘야 하는 자리입니다.”
선수(구성원)만을 생각했던 감독이었기에 자신만 살자고 팀의 운영방식을 지시에 따라 바꾸지 않았던 것이 화근이었고 구단주에게 미운 털이 박힐 수밖에 없었던 것이죠. 쌍방울레이더스 팀을 맡았을 당시에도 꼴찌에서 2위까지 성적을 올렸을 때 언론으로부터 ‘김성근 야구’에 대해 많은 질타를 받았지만, 그때도 역시 선수들의 미래만을 생각했다고 김성근 감독님은 말씀하셨습니다.
김성근 감독님의 이런 신념, 즉 한 팀의 리더로 선수만을 생각했던 믿음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실제 SK 와이번스 시절 2천만원 정도의 연봉을 받던 선수들이 김성근 감독님의 손을 거쳐 현재 5~6억원대의 고액연봉 선수로 거듭난 것이죠. 고양 원더스 선수 가운데 매년 상당수 선수들이 프로 무대로 나아가고 있는 점들은 김성근 감독님이 리더로서 내가 먼저 살아야 한다는 사리사욕보다 팀을 살리고 구성원을 살리려는 마음이 앞서고 있음을 잘 증명해주고 있습니다.
40여 년을 야구에 몸담은 김성근 감독님은 강연 말미에 '일구이무(一球二無, 공 하나에 승부를 걸 뿐 다음은 없다는 뜻으로 더 깊은 뜻은 준비를 의미한다)' 정신을 기억해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한번 지나간 공은 다시 오지 않는다며 ‘잡느냐 잡지 못하느냐, 치느냐 치지 못하느냐’는 평소에 얼마나 철저히 연습하고 준비했는가에 달려있다고 말하셨죠. 또한 준비가 잘 되어 있는 선수와 팀, 나아가 기업은 결국 승부에서 이기게 되어 있으며, 위기를 막기보다 위기가 오지 않는 아주인이 되기를 바란다며 강의를 마쳤습니다.
출처 : 아주캐피탈 웹진 Pioneer 124호(7월호) / 이야기가 있는 기쁨 아카데미, 김성근 야구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