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소식] 시합이 끝날 때, ‘렛츠’의 도전은 다시 시작된다
시합이 끝날 때, ‘렛츠’의 도전은 다시 시작된다
지난 3월부터 시작돼1년 동안 달려온 ‘2016 금감원 리그’ 준결승전이 열리던 날, 7회말 마지막 공격을 앞둔 아주캐피탈 야구동호회 ‘렛츠(Lets)’는 “아직 끝난 게 아니야!”라며 파이팅을 외쳤습니다. 뉴욕 양키스의 명포수 요기 베라(Yogi Berra)가 했던 “It aint over till its over(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말이 오버랩 되며 마지막 이닝이 시작되었고, 첫 타자가 타석에 들어섰습니다.
아쉽지만 괜찮아
결과부터 말하자면 ‘렛츠’는 안타깝게 패했고, 결승전 카드는 상대팀이었던 ‘삼성화재’ 야구팀이 가져갔습니다. 따라서 1, 2위 팀에게만 주어지는 내년도 1부 리그 자격도 놓친 셈입니다. 준결승이 열리던 11월 19일, 경기도 남양주시에 위치한 우리은행 야구장에 모인 ‘렛츠’ 인원은 총 10명. 선발 9명을 제외하면 후보는 단 1명뿐이었습니다.
4번 타자로 나서서 1회말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Inside the park home run)’, 일명 그라운드 홈런을 치며 최고의 타격감을 선보였던 성창현 매니저의 갑작스런 근육 경련으로 후보 1명을 교체하고도 추가로 2명의 부상 선수가 더 나온 것을 감안한다면 오히려 7회까지 경기를 모두 마친 것이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습니다. 참고로 금감원 2부 리그 준결승전 규칙은 경기시간 총 2시간 20분 이내, 7이닝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날 투수로 나선 허석 매니저가 1회초에 3실점을 했지만 역전 기회는 여러 번 찾아왔습니다. 성창현 매니저의 홈런 때 3:2로 따라붙었고, 이후 5점을 더 내주었지만 2회말에도 연속 안타로 3점을 따라잡으며 만루 기회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3회말에는 박현우 팀장의 2루타로 9:8까지 따라잡고 연속 도루로 2, 3루 베이스를 채우며 안타 하나만 나오면 역전이 가능한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매 이닝 따라잡는 점수보다 소소한 실책으로 내주는 점수가 많았던 ‘렛츠’는 부상 선수가 속출하면서 5회, 6회, 7회까지 추가로 6점을 더 내주며, 결국 최종 스코어 19:8로 경기를 마쳤습니다.
초반 부상으로 안타깝게 벤치로 물러났던 성창현 매니저는 ‘렛츠’ 활동에 꾸준히 참석해 연습했어야 했는데 회사 사정도 여의치 않고, 둘째가 태어나 육아에 신경 쓰느라 그러지 못했다며 아쉬운 마음을 나타냈습니다. 특히 오늘 상대는 얼마 전 마친 정규 리그의 마지막 상대팀이기도 했던 ‘삼성화재’였고, 당시 경기에서 큰 점수차로 이겼던 터라 오늘의 패배가 성창현 매니저뿐만 아니라 ‘렛츠’의 모든 선수들에게 아쉬움으로 남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패했지만 끝나지 않은 우리의 이야기
2008년 4월 창단한 아주캐피탈 ‘렛츠’. 2010년 리그 우승 기록이 있을 정도로 오랜 전통만큼 출중한 실력을 지닌 아주캐피탈 사내 야구동호회입니다. 지난해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을 기록한 탓에 겨우내 열심히 땀 흘렸고, 결국 올해 준결승까지 오르는 저력을 다시 보여주었습니다.
2008년 창단 때부터 활동해온 이규성 팀장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선수들 한 명 한 명이 모두 잘해줘서 여기까지 올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동호회 회원들이 본사, 지점, 센터 등 여러 곳에 흩어져 있음에도 야구라는 스포츠로 단합할 수 있다는 것이 ‘렛츠의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라며 동호회 활동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습니다. 또한 ‘렛츠’의 오랜 전통이 유지되고 선수들이 계속 즐겁게 야구할 수 있는 기회가 내년에도 변함없이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부터 ‘렛츠’에 합류해 선수로 활동 중인 이윤영 매니저 역시 단합이라는 말에 적극 공감했습니다.
“야구라는 스포츠가 혼자 잘한다고 되는 종목이 아니잖아요. 회사 생활도 혼자만 열심히 한다고 성과가 나는 게 아니고요. 함께 호흡을 맞춰 열심히 하고, 또 서로를 끊임없이 응원해야만 한다는 점에서 사내 동호회로서 ‘렛츠’가 참 매력적입니다.”
이윤영 매니저는 지난 겨울 선수들이 열심히 연습한 덕분에 그래도 준결승까지 오게 되었다며 올해 리그는 오늘로 모두 끝났지만 다시 내년을 위해 또 열심히 연습할 거라고 크게 웃으며 포부를 대신했습니다.
올 한 해 감독이자 선수로 ‘렛츠’를 이끌었던 박현우 팀장은 창단 초기부터 활동했던 회원들이 어느덧 모두 40대에 접어들었다고 웃으면서, 노련함을 무기로 내년에도 팀을 잘 이끌어 동호회를 통해 화합을 다지고 기운을 북돋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아주 가족들도 많이 응원해달라 부탁했습니다.
비록 결승전 진출은 좌절되었지만 경기 내내 환한 미소를 지을 수 있었던 것은 오늘이 ‘렛츠’의 끝이 아님을 잘 알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이날의 렛츠에게는 “It aint over till its over.”라는 말 대신 위대한 투수였던 크리스티 매튜슨(Christy Mathewson)의 “You can learn little from victory. You can learn everything from defeat(승리하면 조금 배울 수 있지만 패배하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란 말이 더욱 절실히 다가옵니다.
출처 : 웹진 Pioneer 165호 (12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