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자동차 트렌드, '자동차 고장력 강판' A to Z
최근의 자동차 트렌드, '자동차 고장력 강판' A to Z
안녕하세요, 아주캐피탈 공식 블로그 '아주 특별한 하루'를 찾아주신 여러분. ^^ 신차 출시 기사를 살펴보면 항상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문구가 있는데요, 바로 '초고장력 강판을 ○○% 사용했다'는 내용입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고장력 강판 비율을 밝히는 제조사는 많지 않았는데요, 심지어 내부 기밀이라며 입을 닫는 업체도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젠 제조사마다 앞다퉈 자사 모델에 적용한 '고장력 강판'을 강조하고 있는데요, 오늘인 이 '고장력 강판'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고장력 강판, 그것이 알고 싶다!
(출처 : http://www.automotivemanufacturingsolutions.com/)
1. 고장력 강판 원리 살펴보기
거미줄은 강철보다 20배 질기다고 합니다. 하지만 거미줄은 어린 아이의 힘으로도 쉽게 끊을 수 있는 반면 강철을 손으로 끊는 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런데도 거미줄이 더 질기다고 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동일한 무게, 동일한 두께’ 등 같은 조건을 갖췄을 때 거미줄이 강철보다 20배 이상 질기기 때문입니다.
초고장력 강판의 장점도 이런 원리로 설명할 수 있는데요, 일반 철판 100kg을 사용한 자동차와 초고장력 강판 100kg을 사용한 차량이 있다면 후자의 자동차가 월등한 강성을 갖게 됩니다.
일반 철판보다 2배 강한 초고장력 강판이라면 무게를 반으로 줄이면서 동일한 강성을 낼 수 있는데요, 이처럼 초고장력 강판의 비율을 높이면 차체 강성을 높이면서 무게를 줄이는 일이 가능해집니다. 즉, 남들보다 뛰어나고 튼튼한 차를 만드는데 큰 도움이 되는 것이죠.
2. 고장력 강판 종류 살펴보기
현재 자동차 업계의 화두 중 하나는 차체에 고장력 혹은 초고장력 강판의 비율을 얼마나 확대하느냐에 있는데요, 하지만 이러한 고장력 강판에 대한 명확한 규격은 아직까지는 없습니다. 세계자동차철강협회(World Auto Steel)의 이야기를 따르면 고장력 강판의 경우 ‘HSS(High-Strength Steels)’, 이보다 성능이 좋은 강판(초고장력강)은 ‘AHSS(Advanced High Strength Steel)’라는 이름으로 정의한다고만 공표했습니다.
현재 세계 최대 철강사인 아르셀로미탈을 포함한 많은 철강사들은 초고장력 강판을 ‘AHSS’로 표기하고 있습니다. 일부 철강사들은 초고장력 강판에 ‘UHSS(Ultra High Strength Steel)’라고 표기하기도 합니다. 다만, 고장력 강판의 명칭을 살펴보면 얼마만큼의 강도를 지녔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는 있습니다. 세계자동차철강협회는 ‘AHSS’의 정의를 인장 강도 60kg/㎟급 이상으로 정의하고 있는데요, 이는 1㎟ 넓이에서 60kg의 힘을 견디는 강도를 말합니다. 또, ‘UHSS’의 경우 80kg/㎟급 이상의 강판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고장력 강판,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고장력 강판은 자동차 업계는 물론 철강업계 사이에서도 큰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산업입니다. 최근 중국산 제품의 저가 공세와 철강시장의 공급과잉으로 인한 어려움 속에서 비전을 엿볼 수 있는 분야가 바로 고부가가치 제품인 자동차 강판에 있기 때문입니다. 국내 철강사의 양대 산맥인 포스코와 현대제철 또한 초고장력 자동차 강판에 주목하며 이를 집중적으로 육성해 수익성 개선에 나서고 있는데요, 그럼 양 사의 제품들을 살펴보도록 할까요?
1. 포스코
<2016북미국제오토쇼에서의 포스코 부스 (출처 : http://www.koreaherald.com/)>
포스코는 지난 1월,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렸던 '2016북미국제오토쇼'에서 트윕(TWIP), HPF(Hot Press Forming·고온프레스성형)강 등 포스코의 고유제품을 비롯해 미래 자동차 소재 30여 종을 소개하며 기술력을 과시했습니다. 전 세계 철강사를 통틀어 모터쇼에서 기술전시회를 열고 자사 제품을 전시한 사례는 포스코가 최초라고 하네요.
이번 모터쇼에서 포스코가 선보인 '트윕강'은 '꿈의 강재'라는 평을 받을 정도로 포스코의 기술력을 대표하는 최첨단 강재입니다. 트윕강은 mm² 당 100kg의 하중을 견디면서 동일 강도의 양산재 보다 가공성이 5배 높다고 해요.
'HPF강'은 통상 철강재의 강도가 1.5GPa 이상일 경우 가공이 어렵다는 단점을 보완해 열처리 시 가공성을 높인 제품인데요, 외부 충격으로부터 탑승자를 보호해야 하는 센터 필러(Center Pillar·차의 기둥)에 주로 적용됩니다.
포스코는 최근 양산에 성공한 고강도·고연성의 1GPa급 트립(TRIP)강과, 아직은 개발 중이지만 트립강보다 가공성이 한층 더 높은 PosM-XF(EXtra Formability)강 등도 함께 선보였는데요, 초고강도 자동차강판이 모두 적용된 이상적인 철강 차체를 공개하면서 전 세계 자동차회사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현재 포스코는 전 세계에서 10개의 자동차강판 생산공장과 24개의 가공센터를 통해 도요타·폭스바겐·GM 등 세계 전역의 완성차 업체와 부품제조사에 자동차강판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포스코는 향후 자동차 강판의 판매량을 현재 860만t 수준에서 2018년까지 1,000만t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는데요, 고장력 강판 시작에서 두각을 발휘하기 시작한 포스코의 행보가 앞으로도 탄탄대로를 걸었으면 싶네요. ^^
2. 현대제철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출처 : http://www.mapgroup.co.kr/)>
현대제철은 경량화와 고강도화 요구를 동시에 충족해야 하는 자동차용 소재 산업의 시장환경 변화에 따라 초고장력강을 개발하고, 고내구성 특수강과 핫스탬핑에 주안점을 뒀습니다.
특히 올해부터 2018년까지 고부가 특화 제품을 개발하고, 2019년부터는 강도 및 성형성을 동시에 높인 차세대 강판인 AMP(Advanced Multi-Phase·다상복합조직강) 등 시장선도 강판을 적용할 방침이라 합니다.
이를 위해 현대제철은 지난해 12월 연산 50만t 규모의 당진 2냉연 2CGL(용융아연도금라인) 공장의 핫런테스트를 마치고 지난 1월부터 상업생산에 돌입한 상태입니다. 상반기 조업 안정화 단계를 거쳐 6~7월에 완전 풀가동을 계획 중인데 이로써 자동차 강판의 생산능력이 연간 50만t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합니다.
2CGL은 기존 2냉연 1CGL과 같은 설비 특성을 지니고 있는데요, 초고장력강 생산에 특화되어 있어 자동차강판 중 외판재보다는 구조용 보강재를 주로 생산하게 됩니다.
이와 함께 현대제철은 32kg급 자동차 사이드 아우터(Side-Outer)용 고강도 강판을 신형 K7에 적용하기 위한 양산에 돌입했는데요, 이 강판은 기존 28kg급 강판 대비 강도가 1.2배 이상 높고 43% 이상의 연신율을 보인다고 하네요.
안전하고 튼튼한 자동차, 고장력 강판만이 정답일까요?!
(출처 : http://www.autoblog.com/)
여기까지 읽어보면 안전하고 튼튼한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서는 고장력 강판만이 정답일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또, 차체에 고장력 강판의 비율이 높으면 높을 수록 더욱 좋다고 생각하실 분도 계실 것 같습니다. 실제로 일부 제조사에서는 '새롭게 출시한 신차의 초고장력 강판 비율이 50%를 넘었다'고 강조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각 업체들이 발표하는 초고장력 강판의 기준은 제 각각이기 때문에 단순히 % 비율만으로 초고장력 강판의 적용 정도를 가늠하는 것은 금물입니다.
예컨대 A회사는 초고장력 강판 적용 수준을 ‘AHSS’ 기준인 60kg/㎟ 이상으로 맞춰 발표하고 있습니다. 반면 B 회사는 99.9kg/㎟ 이상의 강판부터 초고장력 강판으로 표기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A 회사는 이번에 새롭게 발표하는 차량의 53%에 초고장력 강판을 적용했다고 발표를 합니다. 반면 B회사는 19% 수준의 초고장력 강판을 사용했다고 발표를 하는데요, 이때 수치상으로 따져보면 A사의 자동차에 더 많은 초고장력 강판이 사용된 것으로 보일 겁니다. 하지만 B회사는 인장 강도 99.9kg/㎟ 미만의 것을 초고장력 강판으로 표기하지 않았을 뿐이지요. 즉, B회사가 60kg/㎟ 이상을 초고장력 강판으로 표기할 경우 적용 비율은 크게 올라갈 수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초고장력 강판의 적용 비율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보다는 강도 등 명확한 수치를 적용해 살펴보시는 것이 더욱 좋을 것 같습니다.
또, 최근에는 차체에 고장력 강판뿐만 아니라 알루미늄 합금과 마그네슘 등 다양한 소재를 적용하는 업체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나아가 탄소섬유까지 사용하고 있는데요, 때문에 수치로 드러나는 고장력 강판의 비율이 낮아 보이더라도 그 성능이 떨어진다 일반화해서 평가하긴 어렵습니다. 업체들은 더욱 견고하면서 경량화 목표도 달성하고 안전성까지 강화할 수 있는 다양한 재료를 접목해 차를 만들려 하기 때문이죠.
이렇게 자동차 고장력 강판에 대한 이모저모를 소개해드렸는데 잘 살펴보셨나요? 그럼 다음 번에 새로운 이야기로 여러분을 다시 찾아 뵐 것을 약속 드리며 이야기를 마무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