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C와 연결하다/임직원 칼럼

그 많던 책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꿈꾸는 작은 도서관’을 가다

알 수 없는 사용자 2016. 2. 18. 13:48
그 많던 책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꿈꾸는 작은 도서관’을 가다





Pioneer 1월호에서는 아주인들의 손길로 모아진 2천여 권의 책들이 아주복지재단이 지원하는 ‘꿈꾸는 작은 도서관’에 전달되었다는 소식을 전한 바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그 책들은 과연 우리의 바람대로 제 역할을 다 하고 있을까요? 미국의 정치가 로버트 G. 잉거솔(Robert G(reen) Ingersoll)은 책의 가치를 ‘세상의 모든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보물이 들어있다’고 말했습니다. 훈훈한 나눔으로 그 보물상자가 전달된 곳을 Pioneer가 찾아가 보았습니다.






나눔이 가져온 또 한번의 행복



  

영하 10도를 밑도는 쌀쌀한 날씨 속에 도착한 곳은 우면종합사회복지관. 이곳 2층에 지난해 아주복지재단의 후원으로 문을 연 ‘꿈꾸는 작은 도서관’ 2호점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날 때마다 여기 와서 책을 봐요. 이 자리가 제일로 좋은 걸요.”


문을 열고 들어간 도서관 안에는 일찌감치 자리를 잡고 앉은 꼬마 손님 두 명이 열심히 책을 읽고 있었습니다. 도서관 한가운데에 앉아서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마련된 탁자, 그 안에 놓여진 네모난 소파 속에 푹 파묻혀 독서 삼매경 중인 모습을 보니 그야말로 꼬마 손님들의 명당자리로 제격입니다. 그 꼬마 손님들에게 방해가 될까 조심스레 자리를 옮기려는 순간 도서관 벽을 따라 빼곡히 채워져 있는 책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다름 아닌 지난달 아주캐피탈과 아주복지재단이 함께 진행했던 ‘도서관을 부탁해’ 이벤트를 통해 아주인들이 기부한 800여 권의 책들입니다.


사실 ‘꿈꾸는 작은 도서관’이 아이들은 물론 복지관을 찾는 지역주민, 그리고 복지관 직원들까지 애용하는 현재의 도서관으로 자리잡기 전까지 지역사회 저소득층 아동을 위한 방과후교실로 이용되고 있었습니다.


“최근 초등학교별로 방과후교실이 별도로 운영되다 보니 아이들이 줄어들어 조금은 썰렁한 공간처럼 느낄 수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마침 아주에서 많은 책들을 보내주어서 다시 한번 이 공간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었고, 제대로 활용할 수 있게 되었죠. 다른 복지관처럼 휴게공간을 만들어달라는 이용객들의 오랜 민원도, 도서관 옆 피아노교실에 다니는 아이들과 학부모들이 대기공간이 없어 불편했던 부분들도 한번에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우면종합사회복지관 이기봉 팀장은 아주의 책 나눔을 통해 비로소 도서관이 도서관답게 제자리를 찾고 주민들의 휴식공간도 만들 수 있었다고 웃으며, 이번에 아주에서 보내준 양질의 도서, 특히 리더십이나 자기계발서 등은 지역주민뿐만 아니라 복지관 직원들의 역량 강화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다시 한번 아주에 감사 인사를 전했습니다.






책, 소통으로 이어지다



  

‘꿈꾸는 작은 도서관’에서 보듯 그저 읽는 것만이 아닌, 한 공간이 제자리를 찾고 휴식과 즐거움이란 또 다른 덤까지 얻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 과연 책의 힘은 어디까지일까요? 우면종합사회복지관을 나와 내친 김에 ‘도서관을 부탁해’를 통해 420여 권의 책이 전달된 반포종합사회복지관도 들러보기로 했습니다.


아주복지재단의 후원으로 재정비된 반포종합사회복지관 1층 로비 도서 책장은 수많은 책들로 가득 채워져 있었고, 이를 찾는 이용객들도 많이 늘어났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예전에는 규모가 작아서 큰 역할을 하지 못했는데 이번에 아주에서 후원해준 책들이 1층에 마련된 카페와 어울려 아담한 북 카페 분위기를 연출하면서 복지관 분위기를 편안하고 따뜻하게 바꿔주었습니다."


반포종합사회복지관 김소영 팀장은 책들이 복지관의 분위기를 바꾸는 데 큰 역할을 해준 것은 물론, 지역주민들의 마음까지 편안하고 풍성하게 만들어주고 있다며 주민과 주민 사이, 주민과 복지관을 연결하는 데 책이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실제로 1층 어린이집에서 하원하는 아이를 데리러 온 부모들이 잠시 짬을 내 책을 읽기도 하고, 약속 장소로 이곳을 이용하며 기다리는 중에 책을 펼쳐보는 주민들의 모습도 종종 눈에 띄는 것을 보니 이들에게 책이 한결 가까워졌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 아주에서 지원해준 책들은 양도 많지만 대부분 신간들이어서 예전과 달리 대출 문의도 자주 들어오곤 한답니다. 특히 성인들에게는 경영서적이 꽤 인기더라고요.”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한 아이가 코를 박고 읽고 있는 동화책, 포근한 여유를 즐기며 한 주민이 들고 선 경영서, 기다리는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집중해 읽고 있는 한 청년의 소설책. 다 읽었다고 혹은 읽지 않는다고 방 한구석에 그대로 두었다면 어땠을까요? 사람이나 책이나 자기가 필요한 곳에 자리할 때 비로소 가장 빛이 나는 법입니다.


내가, 혹은 우리가 보낸 그 많은 책들이 어디로 갔을지 궁금했다면 답은 이렇습니다. 당신이 나눈 그 책이 스스로 가장 빛날 수 있는 곳을 찾아 지금 이 순간 누군가에게는 재미를, 누군가에게는 지식을, 또 누군가에게는 꿈을 나눠주고 있다고 말이죠.






출처 : 웹진 Pioneer 155호 (2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