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리는 당신의 길을 걸어갑니다
오늘 우리는 당신의 길을 걸어갑니다
2014년 12월 26일, 영면에 드신 故청남 문태식 명예회장님 1주기 추모식이 지난 12월 24일 청남빌딩 본사 17층에 마련된 추모식장에서 유가족과 각 사 대표 및 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간소하고 경건한 분위기 속에 치러졌습니다.
오전 9시, 건자재사업부 박상일 대표의 사회로 진행된 추모식은 추모 묵념과 함께 세계적인 현악앙상블 연주팀 ‘인티모콰르텟(Intimo Quartet)’의 추모 연주로 시작되었습니다. 추모곡으로는 그리운 마음이 애절하게 전해지는 ‘Samuel Barber Serenade for String quartet, Op.1’(1938년 사무엘 바버 작곡)와 브로드웨이와 할리우드에서 사랑 받는 ‘Alexander Borodin String Quartet, No.2, 3rd mvt. ‘Notturno’ Andante(1881년 알렉산드로보르딘 작곡)’가 연주되었습니다. 특히 두 곡의 연주 사이에 평소 명예회장님이 즐겨 듣고 따라 부르셨던 애창곡 ‘신라의 달밤’이 연주되었는데, 밝고 경쾌하면서도 진취적이었던 고인의 성품을 그대로 보는 듯해 다시 한번 떠난 고인을 깊이 그리게 했습니다.
추모 연주가 끝난 후에는 고인의 삶의 궤적을 담은 추모 영상이 상영되었는데,추모 영상에는 과거 가난했던 시대적 상황 속에서 가진 건 없었지만 개인의 영달보다 나라에 보탬이 되는 일을 하겠다는 선구적 비전이 돋보였습니다. 그런 역사적 국가관이 아주의 근간이 되는 개척자정신을 낳게 했습니다.
“우리는 오늘 당신을 기억합니다. 당신의 마음을 이어갑니다."
창업주의 정신을 되새긴 시간들
“故청남 문태식 명예회장님께서는 식민지 시대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배우는 길’밖에 없다는 신념 아래, 남다른 학구열로 1941년 서울 대창학원, 1943년 대신상업전수학교를 졸업하셨고, 이어 1949년 현 동국대학교인 혜화전문학교 사학과를 졸업하셨습니다. 명예회장님께서는 미래를 내다보는 통찰력과 리더십을 가진 기업인이셨습니다. 사업가적 안목을 가지셨던 명예회장님께서는 1950년대 시멘트 사업을 시작하셨고, 이어 망우리에 2만평 부지의 콘크리트 전신주 공장을 설립하시어, 현재 아주그룹의 모태가 된 ‘아주산업’의 초석을 다지셨습니다.”
추모 영상 상영 후 아주산업 이경언 기획본부장이 읽어 내려간 명예회장님의 약력 보고에는 남이 가지 않으려던 힘든 길을 솔선해 걸었던 개척자, 국가와 사회에 대한 투철한 사명감을 먼저 지녔던 사업가, 사회로부터 얻은 이익을 모두 사회에 다시 환원하며 ‘노블레스오블리주’를 몸소 실천했던 이 시대 큰 어른의 발자취가 그대로 투영되어 있었습니다.
이경언 기획본부장의 약력 보고가 끝나고 이어진 아주산업 박재용 파일사업부문장의 추모사는 다시 한번 추모식장의 분위기를 경건하게 만들었습니다.
“명예회장님께서 보여주신 개척자정신은 현재 아주그룹의 창업이념으로 면면히 계승 발전되어, 우리 모두의 혈맥에 흐르고 있으며, 국가와 사회에 이바지해야 한다는 명예회장님의 사명과 염원은 우리 아주그룹이 나아가는 길에 큰 빛이 되어 비추고 있습니다. 인생을 살다 보면 언제나 어려움이 따르기 마련인데, 노력해 어려움을 극복하면 청산을 만들어 갈 수 있다고 인생도처유청산(人生到處有靑山)이라 하셨지요.”
개척자정신과 함께 명예회장님께서 평소 강조하셨던 인생도처 유청산 이란 말은 지금 아주가 품고 가는 기쁨과 긍정의 정신과도 맥을 같이 하는 가르침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박재용 파일사업부문장은, “우리는 명예회장님의 가르침을 잊지 않고, 인재양성을 게을리하지 않으며, 기필코 100년 영속 기업으로서 당당히 세상 속에 서는 아주그룹으로 발전시켜 나가겠습니다. (중략) 아주그룹이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그날, 자랑스런 추모식을 다시 가질 것을 기약 드립니다”라고 약속하며 명예회장님의 안식을 바라는 마음으로 아주인을 대표하여 추모사를 마쳤습니다.
약력 보고와 추모사 후에는 조계종 대구 보현사 도휘(道輝) 주지스님의 집전으로 고인의 극락왕생을 축원하는 법요의식(法要儀式)이 치러졌습니다. 이어 유가족과 추모식 참석자들의 헌화와 분향을 끝으로 17층에서의 추모식은 모두 마무리되었습니다.
함께 가야 할 아주의 길을 그리다
추모식을 마치며 문규영 회장님은, “오늘 저의 선친이신 문태식 명예회장님의 1주기 추모식에 참석해주신 범 아주 임직원 여러분과 내외 귀빈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우리는 아주의 창업주인 문태식 명예회장님을 추모하며 고인께서 우리에게 남긴 귀중한 유지를 잘 받들고 계승해야 함을 생각했습니다. 기업경영을 통해 크게는 국가에 대한 역할과 사회에 대한 책임을 다하고 기업 구성원들과 가족에 대한 사랑을 구현하고자 자신의 일생을 불태웠던 그 정신을 오늘에 되새기고 계승 발전시켜 아주를 발전시키고, 이를 통해 다시 국가와 사회, 구성원 모두의 행복을 추구하는 한편, 모두의 사랑을 받는 기업으로 만들어나가는 것이 오늘 이 자리 창업주의 정신을 이어가는 진정한 의의라고 생각합니다. 사랑으로 기업을 키우고 구성원들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일생을 거셨던 그 뜻을 오늘 경건한 마음으로 다시 기리며, 여러분들도 그 고귀한 뜻에 함께 해 줄 것을 기원합니다”라며 유가족을 대표해 감사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17층에서 추모식을 마친 유가족 및 각사 대표와 임원들은 청남빌딩 1층 로비로 자리를 옮겨 비서실 이황철 실장의 진행으로 흉상 제막식을 가졌습니다. 1주기 추모식에 맞춰 제작된 故청남 문태식 명예회장님의 흉상은 2015년 4월 29일 제작 계획을 수립한 이후 약 7개월 동안의 작업 기간을 거쳐 완성되었습니다. 흉상 제작은 정대현 서울시립대 교수가 맡았고, 흉상에 새겨진 명판 글씨는 강병인캘리그라피연구소 강병인 대표가 참여했습니다.
흉상 제작 경과보고를 맡은 비서실 커뮤니케이션팀 탁용원 팀장은, “故청남 문태식 명예회장님의 흉상을 여기 청남빌딩 본사 1층 로비에 설치해, 생전 명예회장님께서 품어오신 사업보국의 강인한 경영철학과 숭고한 기업가정신을 고취시키는 계기로 삼고자 합니다. 나아가, 이곳 청남빌딩을 방문하는 모든 고객들과 이해관계자분들에게도 아주의 창업정신과 경영철학을 제대로 알릴 수 있는 추모 공간으로 적극 활용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라며 흉상 제막의 의미를 전했습니다.
창업주의 평소 성품처럼 소박하면서도 경건하게 치러진 1주기 추모식에 이어서 선영에서 참배를 하며 명예회장님을 기렸습니다.
그분의 시대정신 이야말로 우리 아주가 간직해야 할 역사의 근원이며, 지금의 성장을 있게 한 밑거름이자, 지속해서 범(凡) 아주를 이끌어 나갈 원동력임을 우리 임직원 모두는 마음 속 깊이 되새겨, 소중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 흉상 한편에 새겨진 글귀 중에서 -
출처 : 웹진 Pioneer 154호 (1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