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을 부탁해’는 어떻게 시작됐을까?
‘도서관을 부탁해’는 어떻게 시작됐을까?
-아주의 또 다른 나눔 활동 ‘도서관을 부탁해’의 뒷이야기
“이건 언제 샀지? 상해서 못 먹겠네”. 냉장고 한편에 언제 사두었는지 모를 식자재가 유통기한이 지난 채 방치돼 있는 모습은 누구나 한번쯤 경험해봤을 일입니다. 그럴 때면 설령 유통기한과는 상관없이 해먹지도 않을 재료를 쌓아두는 미련함을 발견한 것 같아 밀려오는 부끄러움을 어쩔 수 없습니다. 바로 그 재료들을 가지고 빛나는 요리를 만들어내는 셰프들의 이야기가 ‘냉장고를 부탁해’라는 프로그램입니다.
내가 가지고 있으면 그저 그렇게 빛을 잃어버릴 것들이 어디 식자재뿐일까요? 지난해 연말, 아주의 훈훈한 나눔 활동을 보여준 ‘도서관을 부탁해’는 그런 물음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작은 기적의 시작
<꿈꾸는 작은 도서관>은 지난해 11월 아주복지재단이 저소득층 아동과 청소년들을 위해 강남복지재단과 손을 잡고 서울시 강남구 일원동 비전학교 아동센터에 개관(1호점)한 도서관으로, 현재 우면종합사회복지관(2호점)까지 두 곳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그냥 물건이지만 누군가에는 선물이 될 수 있는 것들을 함께 나누면 좋을 텐데. 그 ‘냉장고를 부탁해’처럼 말이야.”
연말연시, 어떤 나눔 활동으로 한해를 보람 있게 마무리 할까 고민하던 아주캐피탈 홍보마케팅팀에게 개인금융본부 고장현 본부장의 이 짤막한 한 마디는 생각의 부싯돌이 되었습니다.
“맞아요. 직장인들이 꼭 필요하지 않으면서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것… 혹시 책 아닐까요?”
다 읽고 난 책이 마냥 책꽂이에 꽂혀 있는 것보다는 날개를 달고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 많은 이들에게 읽히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한 아주캐피탈 홍보마케팅팀 김동규 팀장은 식자재 대신 ‘책’을 떠올렸고, 냉장고 대신 ‘도서관’을 그렸습니다. 마침 아주복지재단에서 <꿈꾸는 작은 도서관> 1호점을 오픈 했다는 소식이 들려오던 참이었습니다.
사회공헌 업무를 담당하게 되면서 평소 아주복지재단이 진행하는 여러 활동들에 관심도 많고 부지런히 참여도 했던 이정미 매니저는 그렇게 책을 모아서 <꿈꾸는 작은 도서관>에 기증하면 어떨지 아주복지재단 노미라 매니저에게 가장 먼저 자문을 구했습니다. 그렇게 아주캐피탈과 아주복지재단의 힘이 모아진 아이디어는 또 한 번 날개를 달고 일사천리로 발전되어, ‘도서관을 부탁해’라는 사회공헌활동으로 완성되었습니다.
마음 자리를 가득 채운 당신의 책들
“우리에게는 그냥 물건이지만 누군가에는 선물이 될 수 있는 것들을 함께 나누면 좋을 텐데. 그 ‘냉장고를 부탁해’처럼 말이야.”
“목표는 천사(1004)!, 1,004권이었어요. 청남빌딩에서 근무하는 임직원들이 모두 한두 권씩만 기증해준다면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나중에 모인 도서를 보고 저희도 깜짝 놀랐습니다. 최종적으로 2천여 권의 도서가 모였거든요. 2배의 성과! 다 함께 생각과 마음, 노력을 모으면 목표보다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음을 확인하는 순간이었죠.”
이정미 매니저는 전국의 아주인들이 모두 참여한 덕분인지 도서 숫자도 숫자지만 종류 또한 다양하다며 흐뭇한 미소와 함께 수집 당시를 떠올렸습니다. 십 수 년 전 대학교 강의실에서 보았던 <맨큐의 경제학>부터 꼬맹이들에게 읽어주었던 <몬테소리> 전집, 여기에 현재 따끈따끈한 베스트셀러들까지 로비에 설치된 책장은 그야말로 작은 서점 하나를 보는 듯했다고 하네요.
“지방에서 근무하는 많은 분들이 자비로 택배비까지 부담하며 전집을 포함한 다수의 책을 보내주셨어요. 익명으로 기증한 분들도 상당수였습니다. 아주캐피탈 행복센터에서는 센터 내에서 몇 년간 운영했던 도서관의 책을 모조리 가져다 주셨답니다. 좋은 뜻으로 기부하자는데 모든 직원들이 의견을 하나로 모았다는 말에 가슴이 먹먹했죠. 그 중 빼놓을 수 없는 기증자는 역시 회장님입니다. 베스트셀러부터 스테디셀러까지 무려 세 박스 이상 가득 책을 채워 보내주셨으니까요.”
그렇게 정성스럽게 모인 양서들 덕분에 이정미 매니저는 오히려 도서 수집 기간 중 잠시 책을 빌려볼 수 없겠느냐는 문의 전화만도 수십 통을 받아야 했습니다.
2천 권이 증명한 긍정의 힘
“11일까지 기증받은 2천여 권의 도서는 아주캐피탈 댄디가이 박상현 매니저와 귀요미 강세철 매니저 두 분이 분류 작업을 맡아주었습니다. 도서 분류만이 아니라 현수막과 X배너, 책장 설치부터 뒷정리까지 고된 모든 일들을 맡아준 두 명의 매니저에게 고맙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
두 매니저의 노력이 보태져 잘 정리된 도서들은 아주복지재단의 도움을 얻어 각 기관과 조율한 뒤 <꿈꾸는 작은 도서관> 1호점인 비전학교 아동센터와 2호점인 우면종합사회복지관, 그리고 추가로 반포복지관에 전달되었습니다.
“저는 긍정의 힘을 믿고 있습니다. 나눔은 언젠가 그 배가 되어 내 가족에게, 이웃에게 반드시 돌아온다고요. 이번 ‘도서관을 부탁해’ 나눔 활동에 함께해준 모든 아주인들에게 진심으로 감사 드리며, 나눔이 행복으로 돌아오는 2016년이 되길 기원하겠습니다.”
인터뷰 도움말 | 아주캐피탈 홍보마케팅팀 이정미 매니저
출처 : 웹진 Pioneer 154호 (1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