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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단] 쇼팽이 재림하다! 열정 가득한 피아니스트 조성진

알 수 없는 사용자 2015. 12. 17. 16:06

쇼팽이 재림하다! 열정 가득한 피아니스트 조성진





안녕하세요?  아주캐피탈의 소통단으로 활동하고 있는 최용석 매니저입니다.


2015년이 시작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1년의 끝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저 또한 2015년을 열정 어린 삶을 살아가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는데, 제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들은 올 한 해를 어떻게 보내셨는지요? 이제 2015년을 되돌아 볼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최근 우리나라 클래식 음악계에 큰 경사가 있었죠.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신 것처럼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제17회 국제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예선부터 본선 1~3차까지 매 라운드를 압도적인 기량과 해석으로 우승한 것이죠. 이 일 이후 우리나라에 클래식 열풍이 다시 불어오고 있는데요, 자녀들을 피아노학원에 보내겠다는 엄마들도 급증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클래식 하면 어렵다는 생각들로 인해 클래식 음악을 접하는 것이 많이 부담스러운 분들이 많은 것 또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번 조성진 열풍을 통해 다시금 일어나는 클래식 붐이 잘 정착되어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이 대중들에게 잘 어우러졌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봅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쇼팽 콩쿠르와 조성진군에 대해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합니다.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와 세계가 주목하는 젊은 피아니스트, 조성진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Chopin International Competition for Pianists)는 폴란드의 수도 바르샤바에서 열리는 피아노 경연 대회입니다. 1955년 제5회 대회 이후부터 5년마다 개최되고 있으며, 쇼팽의 기일인 10월 17일을 전후로 약 3주 동안 진행됩니다.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는 16~30세의 젊은이들에게만 참가자격이 주어지며, 쇼팽의 곡만 연주할 수 있고 우승자로서의 적합자가 없다고 판단하면 1위를 비워두기도 하는 엄격한 콩쿠르입니다. 최근 대회에서도 우승자가 공석이었죠. 개인적으로는 클래식 콩쿠르 중에서는 세계 최고의 권위가 주어지는 대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런 대회에서 한국인이 우승했다고 생각하니 정말 자랑스럽고 기쁘네요.


"그렇다면 조성진의 우승은 그렇게 대단한 일인가요?" 라고 질문하는 분도 계실지 모르겠네요.


인터넷 신문기사를 들여다보면, 요즘 클래식 계는 그야말로 난리입니다. 네티즌들은 조성진의 음악에 반하다 못해 최고의 찬사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쇼팽의 재림이다!', '이미 세계 최고의 피아니스트이다!' 와 같은 네티즌들의 반응을 손쉽게 접할 수 있죠. 여러분은 혹시 조성진의 발매 앨범 5만장이 1주일만에 매진되었다는 소식을 들으셨습니까? 그리고 갈라콘서트는 50분만에 전 좌석이 매진되었다죠? 요즘 클래식 계에서는 보기 드문 진풍경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최근 세계적인 클래식 음반사 DG에서 발매된 조성진의 음반>



이번 쇼팽 콩쿠르의 연주 장면들을 보시면 느낄 수 있으시겠지만, 연주에 대한 몰입도는 정말 상상 이상입니다. 일단 연주 하나를 보시면서 계속 글을 이어나가겠습니다.





<영웅 폴로네즈 Polonaise in A flat major Op. 53 (second stage, 2015년 10월 9일)>



위 연주는 콩쿠르 당시 심사위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던 연주입니다. 폴로네즈는 그야말로 폴란드 민요와 같은 곡인데요, 클래식에 대해 문외한이신 분이라고 하더라도 이 영상을 보시면 연주자가 음악 속에 푹 빠져 있다는 것을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이 연주를 들어보면 인상적인 부분이 있는데요, 연주에 있어서 강약 조절, 템포 조절 등의 능력이 수준급이라는 것과 큰 기교를 부리지 않으면서도 그 안에 자신만의 독특한 해석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조성진의 나이가 21살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정말 놀라지 않을 수 없죠. 그렇다면 그는 쇼팽의 연주에만 특화된 연주자일까요?




쇼팽의 재림? NO! 키신의 재림? NO! 그는 조성진일 뿐!



<모차르트 피아노협주곡 제20번 3악장 (2011년 연주, 서울시향, 정명훈 지휘)>



이 글을 쓰기 위해 다시 한 번 조성진의 연주 중 쇼팽이 아닌 다른 작곡가들의 연주를 들어보았습니다. 위 동영상은 2011년도에 연주한 모차르트 피아노소나타 20번 3악장의 연주인데요, 완벽한 해석에 음정 하나 틀린 곳이 없습니다. 


조성진은 10대 후반의 나이일 때 이미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했더군요. 이 연주를 듣는 내내 소름이 돋았습니다. 특히 5분 7초부터 카덴차 연주를 하다가 원래의 악상으로 돌아가는 부분은 정말 뭐라 표현하기 힘들 정도의 감동을 선사합니다.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5번 황제 1악장  (2013년 연주, 서울시향 역시 정명훈이 지휘)>



정명훈은 일찍이 조성진의 재능을 알아본 것일까요?  2011년부터 매년 정명훈은 피아니스트 조성진과 협연을 했고, 지금까지에 이르고 있습니다.  (2016년에도 협연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위 영상은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5번 1악장입니다. 제가 즐겨 듣는 곡이기도 한데요, 오히려 이 연주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완급조절에서 조금 아쉬움이 있습니다. 피아노곡의 묘미는 포르테와 피아니시모의 적절한 활용이 아닐까 생각되는데 너무 악보처럼 연주했던 실황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 더 발전할 여백을 남겨두고 있는 것일까요?

 

조성진은 쇼팽 콩쿠르가 끝난 후 가진 인터뷰에서 앞으로 쇼팽 이외의 많은 작곡가들을 마음껏 연주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그리고 자신을 어린 천재로 불리는 것에 대한 부담감을 피력했는데요, '나는 신동이 아니다. 진짜 신동은 키신 같은 사람이다. 나는 신동이 되길 원하지 않는다. 오랫동안 (피아니스트를) 하고 싶은 것이다. 신동 이미지는 나중에 어렵다고 생각한다. 아역 배우가 성인 배우가 되기 어렵듯이….' 라는 말을 했다고 합니다.

 





열정을 가득 가진 청년, 조성진



쇼팽 콩쿠르 우승 후, 조성진의 해외 인터뷰 내용을 읽어보면 재미있는 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Q : 쇼팽 콩쿠르에 참여하기로 결정한 이유는 뭔가요?


A : 나의 목표는 콘서트 피아니스트가 되는 것입니다. 쇼팽 콩쿠르는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최고의 피아노 대회 중 하나고 많은 피아니스트가 참여하기를 원하는 대회입니다. 저도 11살부터 정말 참여하고 싶었어요.



그의 인터뷰에서도 알 수 있듯 그는 11살때부터 쇼팽 콩쿠르에 참여하겠다는 꿈을 꿉니다. 만 11세이던 2005년 금호영재콘서트를 통해 데뷔했으니 데뷔 때부터 한가지 꿈을 가지고 끊임없는 열정으로 이 자리까지 오게 된 것이겠죠.  


어린 시절과 청년시절 동안 끊임 없는 자기희생과 노력, 절제, 고민이 있었을 것을 생각하니 마음 한 구석이 찡해져 옵니다. 2005년, 쇼팽 콩쿠르 15회 대회 때 임동민·임동혁 형제의 쇼팽 콩쿠르 3위 입상이 있었는데, 그는 어릴 적 그 두 형제의 연주를 보고 피아노에 입문하여 빠져들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어렸을 때 보고 듣고 느끼는 것들이 한 사람의 인생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이렇게 조성진의 사례를 통해서도 알 수 있습니다.


그는 최근에 NHK와 한 인터뷰에서는, "유명해지는 것도 매혹적인(fascinating) 일이지만 위대한(great) 음악가가 되는 게 더 중요하고 좋은 음악가가 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유명해지기보다 더 열심히 노력해 좋은 음악가가 되려 합니다." 라는 말을 남겼다고 합니다. 정말 그의 속 깊은 생각을 칭찬하지 아니할 수 없습니다. 


그럼 이제, 쇼팽 콩쿠르 파이널 스테이지의 연주 실황을 함께 보실까요?



<쇼팽 피아노 협주곡 in E minor Op. 11 (final stage)>



그야말로 압도적이고 경이롭다는 수식어를 붙어도 아깝지 않을 정도로 멋진 연주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균형 잡힌 아름다운 음색을 보여주면서 조성진은 이미 일정 궤도에 오른 음악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가만히 살펴보면 한국인들은 정말 대단한 것 같습니다. 세계적인 골퍼, 세계적인 피겨스케이터, 세계적인 양궁선수, 세계적인 예술가와 음악가에 이르기까지, 각 분야에서 전 세계적으로 이름을 널리 알리거나 새로운 기록을 세우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한국인에게는 어떤 대단한 피가 흐르고 있지 않나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 모든 것들이 열정 어린 삶을 살아가는 한국인의 모습이 아닌가 싶습니다. 


현재 한국은 조성진을 통해 다시금 클래식과 쇼팽 열풍에 휩싸이고 있는데요, 그래서 마지막으로 쇼팽의 곡 중에서도 추천해드릴 만한 몇 곡을 소개해드리고 마칠까 합니다. 



최용석 매니저가 추천하는 쇼팽 곡


1. 발라드 3번 (크리스티안 지메르만 연주)

곡 소개 : 쇼팽 특유의 잔잔함과 밝은 느낌을 동시에 갖고 있는 곡입니다.

연주 듣기 ☞ https://goo.gl/bjDrk9



2. 녹턴(Nocturne)  9-2

곡 소개 : 이 곡을 들어보지 않은 분은 아마도 없을 것입니다. 어렸을 때 TV 드라마를 보다 보면 다방에서 흘러나오는 곡이 항상 이 곡이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밤에 눈을 감고 잔잔히 흐르는 이 음악을 들으면 쇼팽의 마음속으로 푹 빠져들게 됩니다.

연주 듣기  https://goo.gl/C1PwKn



3. 이별곡(Tristesse) 10-2

곡 소개 : 쇼팽의 DNA는 우울과 슬픔이 항상 공존합니다. 이 곡 역시 눈을 감고 들으면 맘 속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슬픔의 느낌에 빠져들 수 있을 것입니다.

연주 듣기  https://goo.gl/VqFPeO



4. 장송행진곡 (Sonata in B flat minor Op. 35)

곡 소개 : 대통령이나 귀빈들의 장례식장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곡으로, 故 노무현대통령의 장례식 때도 군악대가 계속 연주했던 곡이기도 합니다. 제가 근무하는 아주캐피탈 본사의 엘리베이터에서도 간혹 BGM뮤직으로 흘러나오더군요. 위에서 추천 드렸던 'Tristesse'처럼 우울과 슬픔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곡입니다.

연주 듣기  https://goo.gl/nN8S3G (14분 40초부터)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 드리며, 여러분 모두 남은 2016년 행복한 마음으로 마무리하시기 바랍니다. 다음 번에도 아름다운 선율과 이야기를 지닌 음악 이야기로 찾아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