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나 눈이 오나 활활, '사랑의 부싯돌'
도대체 슈퍼컴퓨터는 뭐 하는 건지 날씨 하나 맞추지 못하냐고 원망하다가도 꼭 외부에서 큰 행사가 있는 날은 어김없이 일기예보가 100% 맞아 떨어지니 그야말로 아이러니입니다. 지난 11월 13일로 예정되었던 2015년 '사랑의 부싯돌' 행사가 바로 연기된 바 있는데 다시 계획한 12월 2일에도 새벽부터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연탄이 꼭 필요한 이웃들을 위해서라도 두 번 연기는 없었습니다. 문규영 회장님과 각 사 대표 및 임직원들로 구성된 봉사단 100여 명은 비 속을 뚫고서라도 연탄을 배달하겠다는 굳은 의지로 2015년 '사랑의 부싯돌'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함께해서 더 좋은 날
"비가 너무 많이 와서 걱정이 되긴 합니다. 쌓여 있는 연탄은 비닐 포를 씌워 그나마 괜찮지만, 나르고 건네 받는 중에 젖을까봐 걱정됩니다. 연탄이 최대한 비를 맞지 않기 위해서는 쌓는 분들의 역할이 아주 중요합니다."
10년째 아주와 함께 하고 있는 '사랑의 연탄나눔본부'의 진행으로 우천 시 연탄을 나르는 요령과 주의사항을 숙지한 봉사단원들은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보상을 입지 않도록 간단한 몸풀기 체조도 마쳤습니다.
본격적인 배달에 앞서 아주복지재단 탁용원 사무국장은, "연탄은 자신을 태워 누군가에게 따뜻한 온기를 전달하는 연료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 온 분들도 오늘 자신을 불태워 세상을 조금이라도 따뜻하게 만들기 위해 모인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인사말을 건네며 행사를 시작했습니다.
첫 순서로 청남빌딩 직원식당의 운영을 맡고 있는 나인프라임푸드에서 '사랑의 부싯돌' 행사에 동참하는 의미로 전원마을에 라면 30박스를 기부한다는 소식이 소개되었고, 나인프라임푸드 직원들은 행사가 끝날 때까지 함께하며 봉사단원들의 간식과 음료를 직접 챙겨주는 등 행사에 큰 힘을 보탰습니다.
이날 봉사단원들과 함께 연탄 나르기에 동참한 문규영 회장님은 사랑의 부싯돌 행사에 참여한 아주 임직원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달했습니다.
"뜻 깊은 행사를 위해 이렇게 비 오는 궂은 날씨에도 한걸음에 달려와준 임직원 여러분 모두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우리는 올 한해도 맡은 업무에 최선을 다하며 열심히 일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맘때가 되면 마음 한편이 허전해지는 이유가 있습니다. 우리 옆에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이 있다는 점입니다. 우리가 힘이 되어주어야 하지만 마음처럼 쉽지만은 않은 일입니다. 그래서 '사랑의 부싯돌' 행사를 통해 우리 손으로 연탄 한 장, 한 장을 나르며 우리의 이웃이 겨울을 따뜻하게 나기를 바라는 마음을 갖고, 우리 손길이 필요한 분들이 주위에 얼마나 많은지 조금이나마 알아가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또한 문규영 회장님은 오늘 행사가 우리 아주만의 힘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라며 사랑의 연탄나눔본부를 비롯해 행사진행을 위해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했습니다.
연탄보다 뜨거운 마음
올해 '사랑의 부싯돌' 행사는 예년과 달리 뜻 깊은 행사가 하나 더해졌습니다. 나름의 의미를 가진 개인 기부자가 사비를 털어 별도로 연탄을 기부한 것입니다.
"추운 겨울, 함께 나누는 온정이 있어 우리의 몸과 마음은 더욱 훈훈해집니다. 기꺼이 자신의 몸을 태워 누군가에게 온기를 전해주는 연탄처럼 당신의 연탄 나눔 실천은 '사랑의 부싯돌'이 되어 따뜻하고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 줄 것입니다. 사랑의 연탄 한 장, 우리의 따듯한 마음입니다. 감사합니다."
문규영 회장님은 흔쾌히 좋은 일에 나서준 개인 기부자 아주캐피탈 최영철 심사역(연탄 1,667장)과 아주호텔앤리조트 조성주 매니저(연탄 100장)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사랑의 연탄' 나눔 증서>를 전달했습니다.
최영철 심사역은 지난 55주년 창립기념일 행사에서 1등 경품이었던 '스파크'를 거머쥔 행운의 주인공입니다. 올해는 입사 10년이 되는 등 여러 가지 의미 있는 해가 되었다며, 행운을 조금 나누고자 이번 행사에 개인 기부를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사실 비로 연기된 지난 11월 13일, 이미 전원마을에 도착해 있던 연탄 일부가 비에 젖은 사태가 발생하려던 찰라, 만사 제치고 현장에 달려와준 아주인 20명이 연탄을 모두 안전한 곳에 옮겼는데 그날 최영철 심사역도 연탄 배달을 위해 전원마을로 달려온 바 있습니다. 기부는 처음이지만 봉사활동은 하면 할 수록 마음이 따뜻해진다며 더 많은 봉사활동에 참여할 생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또 한 명의 개인 기부자 조성주 매니저는 이제 입사한 지 3개월 된 새내기 아주인입니다. 평소 소소하게 기부를 해오다 '사랑의 부싯돌'이라는 행사가 있다는 것을 알고 행사가 갖는 좋은 의미에 동참하고 싶은 마음에 개인 기부에 참여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연탄이 생각보다 무거워 힘은 들지만 혼자가 아니라 아주호텔앤리조트 전 직원이 함께해서인지 불끈불끈 힘이 솟는다며 연탄 배달 중에도 내내 기분 좋은 미소를 보여주었습니다.
연탄 한 장에 깃든 마법
식전 행사가 끝나고 본격적인 연탄배달이 시작되려고 하자 기적과 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새벽부터 장맛비처럼 내리던 비였는데 식전행사를 마치고 "아주, 좋아요!" 구호와 함께 연탄 배달을 시작할 무렵 마법처럼 뚝 그쳐버린 것입니다. 우의로 꽁꽁 싸맨 옷이 머쓱해지긴 했지만 그래도 봉사단원 모두는 천만다행이라는 표정으로 연탄을 나르기 시작했습니다.
" 입사한 지 5년이 되었는데 매해 '사랑의 부싯돌' 행사 때마다 일이 생겨서 참가를 하지 못하다 올해 처음으로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전원마을에도 처음 왔는데 그분들을 보며 연탄을 나르다 보니 왠지 시골에 계신 할머니 생각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더 열심히 즐거운 마음으로 연탄을 날랐습니다."
창고 한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연탄을 받아 쌓는, 연탄 배달 중에서도 가장 힘든 일에 솔선수범 나선 아주산업 자산관리팀 서현덕 매니저에게 '연탄'은 보고 싶은 '할머니'를 떠올리게 만든 따뜻한 추억이 되었습니다.
열심히 땀을 흘리며 연탄을 나르다 보면 목도 타고, 배도 조금 출출해지기 마련입니다. 그럴 때 찾아오는 것이 바로 간식 타임! 잘 삶아진 돼지고기와 막걸리 한 잔은 추위도 피곤함도 모두 단박에 날려버리기에 충분했습니다. 게다가 "받기만 해서 되겠어요. 우리도 뭐 하나 건네줘야지."라며 전원마을 주민들이 정성스레 준비해 내어준 따끈한 '어묵탕'은 '사랑의 부싯돌'에서만 느낄 수 있는 선물 같은 재미였습니다.
연탄 배달은 과학적으로 해석할 수 없는 묘한 봉사활동입니다. 물론 혼자서 들고 나르고 쌓을 수도 있지만 시간도 오래 걸리고 힘에 부칩니다. 하지만 적재된 연탄 더미에서 한 장을 들어 첫 주자에게 넘겨주는 사람부터, 그것을 손에서 손으로 쌓을 장소에 넘겨주는 여러 사람들을 거쳐 최종 장소에서 건네 받아 쓰러지지 않게 가지런히 쌓아야 하는 마지막 주자까지. 연탄 한 장에 하나된 마음만 담는다면 언제 다 옮길까 했던 그 많은 연탄도 눈깜짝할 사이에 제자리를 찾아 순간 이동하게 됩니다. 분명 몸은 힘든데 마음은 벅차고, 날씨는 추운데 이보다 더 후끈할 수 없는 뿌듯한 나눔 활동입니다.
아주가 한 해를 마무리 하는 사회공헌활동으로, 그리고 아주의 대표적인 나눔 활동으로 '사랑의 부싯돌'을 선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입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아주가 기부한 총 66,000장의 연탄이 지금 이순간 각지에서 활활 타오르며 따뜻한 온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출처 : 웹진 Pioneer 153호 (12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