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금융뉴스] 대출사기도 '그놈 목소리' 공개키로
대출사기도 '그놈 목소리' 공개키로
최근 서민을 상대로 대출을 빙자해 생계자금을 가로채는 사기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7~10월 대출사기 피해자는 5689명으로 전체 금융사기(8447명)의 67%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올해 상반기(50%)보다 증가한 수치입니다.
특히 8월까지 감소세였던 대출 빙자 사기 피해자 수와 피해액은 9월 들어 다시 늘었습니다. 8월 대출 빙자 사기 피해자는 1468명이었지만 9월에는 1508명으로 소폭 늘었고 피해액도 8월에는 72억원이었지만 9월에는 79억원으로 증가했습니다.
금감원은 금융사기 유형이 점차 대출빙자사기로 전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이스피싱 등은 줄어들고 있지만 대출빙자사기는 신용등급이 낮아 금융권 거래가 어려운 이들을 대상으로 활개 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캐피털 사칭 대출사기 기승
올 하반기 들어 보이스피싱은 줄었지만 급전이 필요한 서민을 노린 대출사기가 기승을 부리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금융감독원은 17일 “올해 하반기 들어 대출사기 피해자(5689명)가 보이스피싱 피해자(2758명)를 넘어섰다”며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대출사기 피해자와 보이스피싱 피해자는 상반기에는 각각 1700명 정도로 엇비슷했으나 하반기 들어 대출사기 피해자가 보이스피싱 피해자를 추월하기 시작했습니다.
금감원은 “지급정지제도를 도입하고 지연인출 시간을 늘려 보이스피싱이 어려워지자 대출사기로 전환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7월 전체 금융사기 피해액의 57.2%(132억원)였던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지난 10월 40.0%(35억원)로 떨어진 반면, 대출사기 피해액은 같은 기간 42.8%에서 60.0%로 늘었습니다. 대출사기범들은 급전이 필요해 저축은행, 캐피털사, 대부업체 같은 곳을 접촉했던 사람들을 노립니다. ‘신용등급이 낮아 대출이 어려우니 보증보험료를 먼저 보내라’ ‘저금리 대출로 갈아타려면 몇 달 치 이자를 먼저 달라’며 수백만원씩 가로채는 수법입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출사기 피해자들은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막연한 기대 때문에 기다리다가 뒤늦게 사기당한 것을 알게 된다”며 “발견이 늦으면 지급정지가 힘들어 피해를 막기가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주택대출한도 줄자, 마이너스 통장 대출 급증
올해 들어 시중은행들이 취급하는 마이너스통장 대출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많이 급증했습니다. 계속된 저금리 탓에 대출 금리가 떨어진 영향도 있지만,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나면서 한도가 모자란 부분을 마이너스통장 대출로 채우려는 수요도 증가한 탓입니다.
은행권 마이너스통장의 경우 신용등급 기준이 까다로워 부채 상환 능력을 걱정해야 할 수준은 아니지만, 연말 미국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10월부터 인상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마이너스통장 대출 금리도 상승으로 추세 전환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에 따라 이자상환 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러한 빚 상환이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