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금융뉴스] 소비지표 악화에 메르스 악재까지… 내수 비상
4월 들어 회복 조짐을 보이던 소비지표들이 5월 들어 다시 나빠졌습니다. 여기에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라는 대형악재까지 터져 내수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10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5월 카드사용액 증가율(이하 전년동월 대비)은 7.1%로 4월 15.4%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올해부터 허용된 공과금 카드납부액을 고려하면 카드사용액은 사실상 감소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4월 카드사용액에서 공과금 납부액(7조원)을 제외하면 증가율은 7%로 떨어지며, 저유가 덕에 증가세를 이어가던 휘발유·경유 판매량도 1월 7.3%, 2월 12.1%, 3월 8.6%, 4월 8.7%의 증가세를 이어가다가 5월 -2.2%로 하락전환했습니다.
대표적인 내구재인 국산 승용차의 내수판매량 역시 3월 5.5%, 4월 2.8%의 증가세를 이어가다가 5월에 0.2% 감소로 돌아섰습니다. 다만, 백화점과 할인점 매출액은 5월 들어 각각 3.6%, 0.3% 증가를 나타내 4월 판매증감률(각각 1.5%, -0.2%)보다 개선됐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달 들어 본격 확산된 메르스로 인해 5월부터 꺾인 민간소비가 더 큰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입니다. 경제 수장들이 장담했던 ‘2분기 1% 경제성장’은 사실상 물 건너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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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신용자 신용대출 3%로 '뚝'… 서민은 20~30% 고금리 여전
저금리가 장기화하면서 우량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은행의 신용대출 금리가 3%대 초반까지 낮아졌지만, 은행 문턱이 높은 서민은 여전히 20~30%대의 고금리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최근 우리은행이 모바일 플랫폼을 기반으로 중금리 대출 상품(위비뱅크)을 내놓고 KB나 신한 등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이 10%대 중금리 대출 상품을 공급하고는 있으나 수요에 비해서는 턱없이 모자란 수준입니다.
개인 신용대출 시장은 철저히 공급자 위주의 시장으로 금융회사가 금리 산정에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부터 저축은행 등에 신용평가시스템을 체계화해 5등급 이하 저신용자에게도 차별화된 금리를 내놓으라고 압박해왔으나 여전히 10% 내외 금리의 중금리 대출 시장은 열리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시중은행은 최근 'KB리더스신용대출(국민은행)' '원클릭 교직원우대대출(신한은행)'과 같은 특정 고신용자 계층을 겨냥한 상품을 내놓으면서 평균 신용대출 금리를 확실히 낮추고 있습니다.
반면 은행 문턱이 높은 신용 5등급 이하가 주로 이용하는 카드론·저축은행 등의 금리는 1%대 기준금리 시대에도 도통 달라진 부분이 보이지 않습니다. 지난 3개월 동안 저축은행 신용대출 고객이 적용 받은 금리를 보면 20~30%대의 고금리 대출이 80%가 넘는 곳이 여전히 상당수입니다.
시중은행의 한 고위관계자는 "저금리의 혜택이 철저히 우량 신용등급 고객에게만 집중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기준금리가 인하된 혜택을 최대한 활용해 10% 내외의 중금리 대출을 할 수 있는 시장을 금융당국과 1금융권이 보다 적극적으로 만들어줘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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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금리대출 시중銀 진출…저축은행 '긴장'-대부업체 '여유'
시중은행이 핀테크를 앞세워 중금리 대출 시장에 진출하면서, 그동안 중금리 대출 시장의 터줏대감 역할을 해 오던 저축은행 업계가 긴장하고 있습니다. 대형 은행과의 경쟁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입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우리은행이 선보인 모바일 전문은행 '위비뱅크'가 출범 2주도 안 돼 대출 취급액 18억원을 돌파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저축은행들 사이에서 경계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그 동안 신용등급 1~4등급의 고객들은 시중은행에서 저금리 대출을 이용하고, 시중은행 이용이 어려운 중·저신용자들은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을 찾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은 조달금리와 신용평가시스템 등에서 저축은행 보다 우위에 있어 같은 신용등급의 고객에게도 보다 낮은 금리 제공이 가능하다"며 "당국에서도 은행권의 중금리 대출 취급을 독려하고 있는데, 서민에서 보다 좋은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저축은행들 입장에서는 더 이상 영업을 하지 말라는 얘기와도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저축은행들이 시중은행의 중금리 대출 취급에 위기감을 느끼는 것과는 달리 대부업계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대부업의 경우 저축은행마저도 이용이 어려운 저신용자들이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 고객층이 겹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입니다.
대부업계 관계자는 "대부업의 금리는 높은 조달금리 외에도 저신용 고객들의 부실률 등을 고려해서 정해지는 것"이라며 "아무리 시중은행의 조달금리가 대부업체들보다 낮다고 하더라도 이들 고객에 대해 아주 낮은 금리를 제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