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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단] 중국의 실리콘밸리, 심천 여행기

알 수 없는 사용자 2015. 6. 11. 09:00

중국의 실리콘밸리, 심천 여행기





안녕하세요, 아주캐피탈 공식블로그에서 소통단으로 활동 중인 박상현입니다. 오늘 제가 소개해드릴 이야기는 중국의 실리콘밸리라 불리는 '심천'입니다. 전 세계적인 휴대폰 제조국인 중국. 그 속에서도 IT 산업을 거양하는 도시가 바로 심천인데요, 오늘은 심천과 그곳 최대의 전자상가인 화창베이(华强路)를 둘러본 이야기를 전해드리겠습니다.




IT 산업의 새로운 흐름을 주도하는 중국 심



심천(深圳, Shenzhen)은 중국의 계획경제로 탄생한 경제특구로 소위 ‘제조업의 성지’로 불리는 곳입니다. 2014년 기준 전세계 휴대폰의 약50%를 생산하는 국가 중국에서 약70%를 생산해낸 곳이 바로 이곳입니다. . 삼성전자의 충전기, 이어폰 등의 생산도 이곳에서 담당하고 있습니다.


심천이 하드웨어의 성지라 불리는 이유는 산업 디자인과 기구 설계와 전자회로 설계를 아웃소싱할 수 있는 수십, 수백 개의 디자인 하우스가 있고, CNC 및 진공 주조 등을 통해 프로토타입을 만들 수 있는 공장도 즐비하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가격까지 저렴합니다. 현재 심천은 정부의 지원을 등에 입고 첨단 산업의 본거지로서 거듭나고 있는데요, 이 중에서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 바로 화창베이(华强路) 전자상가입니다.





제가 심천으로 여행을 갔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IT 산업의 새로운 경향을 파악할 수 있을 만한 곳이 바로 이곳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화창베이(华强路) 전자상가는 세계 최대 규모로 그 규모가 용산전자상가의 열 배 이상이며, 이를 제대로 둘러보려면 하루 만에 보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로 규모가 크다고 합니다. 제가 갔을 당시에는 춘절 기간이라 문을 닫은 곳이 많았습니다. 평소 전자기기를 좋아하는 저로서는 조금 아쉬웠지만, 그래도 모든 곳을 돌아볼 필요는 없다고 여겨 몇 군데 주요 전자상가만 돌아보았습니다. 





전자 상가의 1층에는 대부분 대형 통신사나 다국적 핸드폰 매장들이 즐비해있었습니다. 삼성과 애플은 말할 것도 없고, 최든 중국에서 '대세'로 불리는 샤오미와 화웨이, OPPO등의 브랜드도 많이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다만, 요즘에는 중국의 기술력이 워낙 좋아진 탓에 정품과 모조품을 한눈에 식별하기가 어렵고, 해당 매장이 정품을 판매하는 매장인지, 가품을 판매하는 매장인지 확신이 서지 않을 정도로 헷갈리는 경우도 많았던 것 같았습니다.


그 예로, 위 사진 속 매장은 '샤오미' 브랜드 매장이었는데요, 그 앞에서는 샤오미의 모조품을 팔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샤오미의 보조 배터리 (이미지 출처 " 위메프)>



저는 심천의 한 매장에서 샤오미 보조배터리를 구입했는데요, 바로 "대륙의 실수"라 불리우는 샤오미 보조배터리!! 당시 매장 직원의 유니폼에는 삼성과 애플의 로고가 모두 그려져 있었거든요. 이 배터리를 한국으로 돌아온 뒤 사용해보았는데 가품이었는지 온전히 작동되지 않아 현재 사용이 불가한 애물단지로 전락해버렸습니다. 

가품의 가격은 한국 돈으로 7천원 정도 한 듯 하네요. 저는 무려 4개나 사왔습니다. 완전 득템이다라는 생각도 잠시, 실제 사용해보니 진품보다 충전용량이 현저히 떨어지고 접촉도 불량이 많습니다ㅠ 따라서 심천에서 전자 기기를 구입하실 때에는 특히 주의하실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곳에서는 다양한 아이디어 제품들을 살펴볼 수 있었는데요,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안드로이드와 윈도우 운영체제도 되는 태블릿 PC! 중국제품이라 다소 못미덥긴 했지만 저렴한 가격에 컴퓨터와 유사한 기능을 갖고 있었습니다. 이 스타트업도 지금 무서운 성장을 하고 있다 합니다. 제2의 샤오미가 될 수 있을지.. 궁금하네요. 또한 유니크했던 대나무 제품들과 아이디어가 돋보인 휴대폰 보조기기들도 인상적이엇습니다. 해당 제품의 기능 등을 정신 없이 물어보고, 또 많은 것을 구경하느라 사진을 많이 찍지는 못했는데 돌이켜 생각해보니 조금 아쉬움이 남네요.


화칭베이에는 완제품은 물론 다양한 개별부품만을 파는 대형상가들이 따로 있습니다. 전자 도매상가의 브랜드 없는 이어폰 하나의 단가가 150원이라니... 한국 길거리의 브랜드없는 제품도 6천원은 하는데 말이죠. T^T 또, 설계도나 샘플만 있으면 저렴하게 생산이 가능한 덕분에 세계각지의 스타트업들이 이곳을 찾아 부품을 구매한 뒤, 자국에서 조립해 브랜드를 키워나가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전 세계의 스타트업이 몰리고 있다는 이곳에 기대를 안고 부품 상가로 들어가봤지만 춘절 기간이라 대부분이 문을 닫아 아쉬웠습니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꼭 심천을 다시 찾아가 현장을 둘러보고 싶네요. 그때는 제가 일전에 가봤을 때와는 전혀 다른 트렌드나 미래를 선도할 만한 새로운 아이디어 제품들도 더 많이 만나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됩니다.



사실, 예전 화칭베이는 여느 중국공장과 마찬가지로 저품질 제품을 대량생산하는 것에 지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심천에는 모든 인프라가 갖춰져 있었고, 경제 성장과 더불어 휴대폰과 각종 제조 기기들이 보편화되면서 현재 심천은 고품질 부품을 저렴한 비용으로 생산할 수 있는 세계적인 제조단지가 되었습니다.


이곳에 실제로 와보니 그 규모에 놀랄 수밖에 없는데요, 모든 인프라가 완벽하게 갖춰져 있는 것을 바라보면서 '중국의 실리콘밸리'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음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상가를 몇 군데 돌아보고 나니 벌써 해가 저물어가 숙소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둘러보는 데 시간이 촉박했고, 많은 상가들이 문들 닫아 아쉬운 점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제2의 샤오미', 경쟁력이 강한 글로벌 브랜드가 머지 않아 탄생할 것 같다는 생각에 왠지 모르게 씁쓸하고 아쉽기도 한 밤이었습니다.


다음 날, 가이드 통역을 해주었던 친구는 전날 화창베이에서의 아쉬움을 달래주고자 중국 청년들의 창업 카페인 3W카페를 가보자고 제안을 하더라고요.




 



제2의 알리바바와 샤오미를 꿈꾸는 중국 청년들의 스타트업 문화와 그 열기를 느낄 수 있다는 3W 카페! 이곳은 춘절기간이라 사람들이 많지는 않았지만, 삼삼오오 모여 토론하는 모습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카페 1층에는 커피와 음식을 팔고 있었고 2층에는 외부인은 들어갈 수 없다는 팻말이 있었으나 살짝 둘러본 겨로가 각종 행사를 진행하는 이벤트실과 뭔가에 열중하고 있는 몇몇 중국 청년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 미끄럼틀을 타면 아래 사무실과 연결되어 있어요!






지하에는 예비 혹은 초기 스타트업들을 위한 공동 사무실이 위치해 있었는데요, 이곳은 장기 이용은 불가하지만 최대 6개월까지 사용이 가능하며 여러 교육프로그램과 마케팅을 지원해주고 있다고 합니다. 청년 창업자들에게는 매우 좋은 혜택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숙소로 돌아가는 길, 화창베이엔 이렇게 외발전동스쿠터 매장도 꽤 있더라구고요. 없는거 빼고 다 있는 화창베이! 길거리에는 외발전동스쿠터를 타고 다니는 아이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저도 타보고 싶었으나 겁이 많아 일단 패스~!






이렇게 중국의 IT산업과 창업에 대한 흐름을 둘러보고 난 뒤, 저는 친구에게 뻔한 쇼핑몰이나 관광명소 보다 현지 분위기를 흠뻑 느낄 수 있는 곳을 데려가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친구가 로컬문화의 진수를 보여주겠다며 데리고 간 곳은 바로 이곳! 현지 사람들이 불금을 즐기러 찾아온다는 야시장이었습니다. 특히 심천의 청년들이 용돈이 부족할 때, 친구들과 식사나 술자리를 해결하는 먹자골목인 듯합니다.


다양한 해산물과 야채, 꼬치들을 고른 뒤 자리를 잡으면 해산물을 넣고 끓인 죽과 양념 구이를 한 꼬치들을 가져다 주는데요, 평소 익숙하지 않은 향신료 때문에 걱정했지만 맛은 상당히 괜찮은 편이었습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고층빌딩 사이를 지나며 중국의 경제발전을 몸소 체험하고 창업카페까지 방문했었는데요, 180도 다른 야시장의 풍경은 다소 신선한 문화충격이었습니다. 제대로 현지문화를 경험한 것 같았죠. 다소 충격적인 현지 시장 비쥬얼에 넋이 나가기도 했습니다.




 



심천 마지막 날에는 고대하고 고대하던, 일명 '짝퉁 시장'을 방문했습니다. 대륙의 스케일답게 빌딩 한 채가 전부 가품을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의류부터 핸드백, 시계 등 수많은 제품과 더불어 의외로 서양인을 비롯하여 외국인도 많은 방문을 하고 있더라구요.


이 날 “Get it” 아이템은 바로 IWC 시계! 호객 행위를 하시던 아주머니와 가격흥정을 시작해 보았는데요, 가품 카달로그를 보여주던 아주머니, 수많은 모델 중 마음에 드는 걸 고르면 가져다 주겠다고 합니다.


대륙의 스케일은 역시 대단합니다.


아주머니가 처음엔 한국 돈 16만원을 제시하였으나 제 친구의 중국어 실력(Native 수준)에 8만원까지 깎아주었네요. 동대문이나 이태원에선 40만원 정도 하는 듯한 물품이었습니다. 사고 싶었으나 왠지 고장이 자주 날꺼 같아 명품 같은 IWC를 뒤로하고 돌아섰습니다.






이번 심천 여행은 놀라운 경제성장을 이루고 있는 중국의 변화하는 모습을 직접 경험해보기 위해 계획한 것이었습니다. 위 사진처럼 화칭베이는 눈을 돌리는 곳마다 들어서는 고층빌딩들과 빌딩을 세우기 위한 공사 현장, 흔하디 흔한 전기차들이 가득한 곳이었습니다. 그리고 제2의 알리바바와 샤오미, 텐센트, 바이두를 꿈꾸는 중국 청년들의 모습은 매우 열정적이고 도전적이었으며, 다소 위협적이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또 다른 이면에는 신호가 있으나 마나 한 혼란스러운 길거리와 역주행의 현장, 아무렇지 않게 새치기를 하고, 건물 안은 물론 심지어 엘리베이터 안에서도 흡연을 일삼는 등의 풍경 또한 있었습니다. 중국이 아직 성숙한 시민 의식을 갖추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 같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하지만 확실한 것은 중국의 맹렬한 추격을 그대로 바라만볼 수는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번 여행을 통해 저 또한 치열하게 삶을 살아가야겠다는 각성을 다시 한 번 하게 되었습니다. 여러분 중에서도 평소 IT 분야에 관심이 많거나 스타트업을 꿈꾸시는 분들은 한 번쯤 꼭 가볼 만한 곳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여기까지 심천여행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