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향을 주제로 한 감동적인 영화 추천 "그리운 그곳, 집"
귀향을 주제로 한 감동적인 영화 추천 "그리운 그곳, 집"
우리는 탯줄을 끊어야 새 생명으로 잉태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끊고 나온 원형을 영원히 그리워하며 살게 되죠. 집은 우리에게 이러한 생명의 원형을 상징합니다. 그래서 각자 제 삶을 살기 위해 집을 떠나지만, 인생의 고비를 만나면 그 집을 그리워하며 찾습니다. 영화 속 주인공들처럼 우리 또한 귀향을 통해 자기 자신과 화해하고 성장하게 되는 것이죠. 오늘은 이러한 귀향을 주제로 한 감동적인 영화 추천을 해드리려고 합니다.
감동적인 영화 추천 - 내 아버지만의 특별한 이야기, <빅 피쉬>
(출처 : 네이버 영화)
아버지와 아들은 그 속내야 어떻든 겉으로의 내색은 참 서툴고 무뚝뚝합니다. 우리는 자라면서 아버지의 남성적이고 이성적인 측면을 세상의 질서로 수용합니다. 대부분 아버지의 이야기는 고진감래이거나 권선징악의 교훈이기 쉽습니다. 그런데 영화 <빅 피쉬>의 아버지 애드워드 블룸은 아들 윌에게 자기 삶을 모험과 낭만과 우수로 가득 찬 동화로 꾸며 들려줍니다.
팀 버튼 감독이 만든 이 판타지는 환상과 현실을 조화롭게 잘 버무려 그 경계를 넘나드는 것이 조금도 어색하지 않습니다. 그 이야기는 예를 들면 이런 식입니다. 에드워드는 어릴 때 친구들과 유리 눈의 마녀를 찾아갑니다. 마녀의 유리 눈을 통해 자기가 죽는 순간을 볼 수 있다는 말을 따라 유리 눈을 봅니다. 거기서 믿음 하나를 얻습니다. 그리고 에드워드는 유리 눈에 보인 노인이 될 때까지 자기는 죽지 않을 거라는 그 믿음을 가지고 낯선 곳으로 떠나게 됩니다. 마침 마을에 보통 사람 키의 네 배쯤 되는 거인이 나타나서 음식을 축내고 있었습니다. 에드워드는 거인에게 말합니다.
(출처 : 네이버 영화)
“네가 살기에 이 마을이 좁다고 생각하지 않니?” 에드워드는 거인과 함께 좁은 마을을 뒤로하고 여행에 나섭니다. 그들은 시공간이 외부와 차단된 듯한 숲 속 마을에서 예쁘고 순박한 처녀들과 시는 쓰지 않고 구상만 하며 빈둥대는 시인을 만나게 됩니다. 그들의 만류를 물리치고 떠난 에드워드의 여행길에 늑대 인간, 하체는 하나이고 상체만 분리된 샴쌍둥이 등이 차례로 등장하고 사라집니다.윌은 아버지와 의절하다시피 살다가 임종이 임박했다는 소식을 듣고 아버지 곁으로 돌아옵니다. 입만 열면 거짓말 같은 이야기를 지어내는 아버지가 싫었던 윌은 객관적 사실을 보도하는 기자가 되었습니다.
그는 어른이 되면서 아버지의 권위, 거짓말 같은 삶과 여행을 인정하지 못하고 아버지를 떠난 것입니다. 이 영화는 주인공 에드워드와 그의 아들 윌이 둘 사이에 벌어진 틈을 좁혀 가는 과정을 담았습니다. 아버지가 이야기를 꾸며 내는 것은 삭막할 만큼 단조로운 현실을 버텨 내기 위한 자구책이었음을 이해해 가면서 윌은 아버지의 이야기를 다시 받아들이게 됩니다.
평소 말씀이 없으셨던 필자의 아버님도 약주를 드시고 거나하게 취하시면 “내가 말이야, 그때는 …” 이라며 옛날 이야기를 꺼내시곤 하셨습니다. 수없이 반복해서 들었던 그 이야기를 지겹다 했는데, 아버지가 떠나시고 남은 건 아버지가 남긴 그 이야기들이었던 것이죠. 아버지의 자리가 그리울 땐 저도 모르게 아버지가 반복해서 들려주셨던 이야기를 떠올리게 됩니다. <빅 피쉬>는 아버지와의 사이에 벽을 두고 살아가는 수많은 이들에게 아버지를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게 하는, 나의 아버지만이 들려줄 수 있는 이야기를 꺼내보게 하는 영화입니다.
감동적인 영화 추천 - 모성으로 이어지는 연대감,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귀향>
(출처 : http://www.hotflick.net/)
“<귀향>은 가족에 관한 영화이고 나의 가족과 함께 한 영화이다. 나의 가족은 쏠레와 라이문다처럼 성공을 위해 지방에서 도시로 왔다. 내 여동생은 다행히도 어린 시절의 경험과 어머니의 유산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나는 어릴 때 집에서 나와 도시인이 되었다. 라 만차의 관습과 문화로 돌아갔을 때 그러한 경험이 나의 가이드가 되어 주었다.”
감독 페드로 알모도바르는 <귀향>의 무대를 그의 고향 스페인의 라만차로 정했습니다. <귀향>의 가족은 여성들로 이루어졌습니다. 마드리드에 살다 고향을 방문한 라이문다(페넬로페 크루즈 분)와 그녀의 딸 파울라, 라이문다의 여동생 쏠레, 고향을 떠나 유령처럼 산 라이문다의 엄마 이렌느, 숙모 파울라, 그리고 라이문다 가족의 비밀을 알고 있는 이웃 아구스티나.
라이문다와 그의 어머니가 왜 고향을 떠나 살 수밖에 없었는지 끔찍한 개인사는 중반을 지나면서 두 사람의 입으로 공개됩니다. 그들에게 고향 집은 남편과 아버지로부터 받은 씻을 수 없는 상처로 돌아가고 싶어도 돌아갈 수 없는 곳입니다. 죽은 엄마가 살아 돌아왔을 때 라이문다는 울음을 터뜨리며 말합니다.
“엄마 없이 그동안 어떻게 살았을까?” 그녀는 비로소 돌아갈 길을 발견했습니다. 그 길은 모성으로 이어지는 영혼의 여정이었던 것입니다. <귀향>은 홀로 살거나 홀로 된 여인들과 함께하며 도움을 주는 이웃들, 공동체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실제, 감독의 어머니도 그러한 환경 속에서 많은 도움을 받으며 살았다고 합니다. 영화 속 아구스티나의 캐릭터는 힘겨운 상황에서도 우정을 나누는 아름다운 이웃을 상징합니다. 상처가 씻기진 않겠지만, 모성으로 이어지는 그 아름다운 연대감으로 영화 속 주인공 라이문다는 무사히 고향 집에 안착합니다.
감동적인 영화 추천 - 희망으로의 귀환, 하기우다 코지의 <귀향>
(출처 : 네이버 영화)
영화 작품 중 ‘귀향’을 제목으로 한 영화들이 유독 많습니다. 그건 인간이 자신의 뿌리를 확인받고 확인하고 싶어 하는 외로운 존재들이어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기우다 코지의 영화 <귀향> 속 주인공 하루오도 그렇습니다.
도쿄에서 혼자 사는 샐러리맨인 그는 “나, 결혼하게 됐어”라고 적힌 어머니의 편지를 받고 고향으로 내려갑니다. 어머니는 젊어서 남편을 잃고 홀몸으로 하루오를 키웠습니다. 사랑에 빠진 어머니 앞에서 어찌할 바를 모르는 하루오. 어른이 되었지만, 어머니의 재혼은 그를 고아로 느끼게 했습니다.
그는 그 고향에서 자신의 핏줄일지도 모르는 미혼모의 딸 치하루를 만나게 됩니다. 조숙하고 되바라진 치하루, 소심하고 덜 자란 듯한 하루오의 교감은 그들이 홀로 남겨진 존재들이어서 더 애틋합니다. 누구나 자신의 인생에서 홀로서기를 해야 하지만, 힘겨운 순간 위안을 주고받을 수 있는 나와 연결된 존재가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삶에 안착할 수 있다. 귀향은 곧 우리 삶의 희망과의 연결이기도 한 것입니다.
출처 : 사외보 아주좋은날 2014.07+08월호
MOVIE FOR US 집으로 돌아온 영화 속 인물들을 만납니다.
글 :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