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력의 수수께끼, 판타지로부터 판타지아로
상상력의 수수께끼, 판타지로부터 판타지아로
<피카델리서커스, 혼합재료, 2011> 2. <나의 정원, 혼합재료, 2011>
작가 박현웅
2014 숨은 그림 찾기, 선화랑
2013 아이들의 보물 창고, 제주도립미술관
2013 conte, 가나아트스페이스
2012 전망 좋은 방, 금산 갤러리
2013 해피 바이러스, 선화랑
2010 wonderful picture, 일민 미술관
판타지(Fantasy)는 현대에 와서 불멸의 장르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 시대의 예술은 더 이상 사실 그대로의 재현과 역사적 사실의 전달이라는 역할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예술로 전달되기를 기다리는 더욱더 많은 감정과 사유, 상상의 욕망들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작가 박현웅의 작품 속에서는 이러한 상상과 행복에 대한 열망들이 아우성을 칩니다.
1940년에 제작된 월트 디즈니의 「판타지아(Fantasia)」속의 미키마우스는 1928년에 제작된 콩 눈(Bean Eye) 미키마우스보다 눈과 귀를 더 크게 해서 제작됐습니다. 그래서 미키마우스의 이미지는 그 이전의 미키마우스보다 더욱 귀엽고 사랑스러워 보이고 누구에게나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캐릭터로 변신하게 되었습니다.
디즈니가 실험했던 생쥐 캐릭터 미키마우스처럼 작가 박현웅의 캐릭터들은 다양한 현대적 판타지 속에서 실험된 것들입니다. 작가가 봉봉이라고 칭하는 알록달록한 풍선, 분홍색 코끼리, 파란색 테디베어, 흰색 목마, 특이한 아기 나무들 그리고 그의 작품에 항상 등장하게 되는 소녀와 헝클어진 황금 길을 머리로 얹고 있는 소년의 캐릭터까지……. 그의 캐릭터들은 연출된 무대 위의 연기자들 같습니다.
각각의 캔버스마다 그려진 빨간 이층 버스, 빨간 기차, 알록달록한 자동차가 달리고 있는 풍경은 유럽의 관광엽서에서 보았을 법한 여유롭고 아름다운 도시 풍경입니다. 그가 그린 캐릭터와 풍경들은 비현실적인 상상의 무대 위에 상징적 가면으로 치장한 연기자들의 연극을 보는 듯합니다. 그러나 그가 만든 상상 연극들은 몽환적인 효과도 없고, 감정이입을 강요하는 내러티브도 만들지 않습니다.
그는 자신이 상상한 캐릭터를 충실히 완벽하게 재현하고, 자신이 채집한 유럽의 관광엽서들 속의 아름다운 풍경을 더욱 아름답게 그려냅니다. 그리고 그렇게 조합된 상상이미지들은 판타지의 영역에 새겨질 이름도 짓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작품들은 누구나 상상하고 싶은 비현실적인 세계의 영역으로 진입하는 것을 가능케 합니다.
우리는 그 동화적 세계 안에서 잠시 머물며 어린아이와 같은 눈으로 세상을 바라봅니다. 그 동화적 세계 안에서의 쉼은 우리를 다시 현실의 영역으로 힘차게 나아가게 합니다. 그의 새로운 작업들 <오리무중>, <추리소설>, <알렉산드리아의 토요일>, <빈센트의 서점을 지나>, <Rally>, <루팡 마술사의 비밀> 등에서도 여전히 동화적 환상의 세계를 고수합니다. 작품을 통해 드러나는 따뜻하고 친근한 감성적 표현은 작가의 의도성이라 보입니다.
그가 추구하는 예술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의도성은 희망, 소망, 욕구, 두려움, 신념, 기억이나 여타 그 안에 담긴 내용을 지향하는 정신적 태도와 기질과 관련되어 있을 것입니다. 그는 스페인을 여행하는 것을 기억하고, 어린 시절 할머니 집으로 향하는 길도 기억합니다. 그의 신념은 누구나 현실의 저편에 환상과 상상의 자유 영역에 존재하고픈 욕구를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작가의 판타지에서 출발한 캐릭터들과 관광엽서 같은 배경들은 판타지아의 세계로 작가의 상상만이 아닌 누구나 꿈꿀 수 있는 희망을 상기시킵니다.
출처 : 사외보 아주좋은날 2014.07+0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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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