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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을 시원하게 두드리는 타악기 종류

알 수 없는 사용자 2014. 8. 19. 14:08

여름을 시원하게 두드리는 타악기 종류



얼마 전 인기리에 방영을 마쳤던 드라마 <밀회>에서는 불륜이라는 주제에 클래식 음악이라는 소재를 덧씌워 특정 피아노곡이 각종 음악 스트리밍 업체에서 1위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밀회의 스토리를 이끈 피아노는 독주악기로서 예전부터 소규모 살롱이나 무대에서 많은 사랑을 받아온 악기이며 바이올린, 첼로 같은 현악기나 트럼펫, 호른 같은 금관악기, 또는 오보에나 클라리넷 같은 목관악기 역시 선호의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저마다 독주 악기로서의 위치를 견고히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타악기는 어떨까요? 위에서 언급한 악기들만큼 납득할만한 영역을 지니고 있는 악기일까요?



원초적 리듬, 타악기  




음악의 역사를 되짚어 본다면 사실 인류가 시작한 최초의 음악은 타악기로부터 시작되었다고 보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그만큼 타악기는 가장 원초적인 형태와 역사를 머금고 있습니다. 인류는 타악기가 만들어내는 리듬에 의해 최초의 여흥이 깃든 동작을 시작했을 것이며 그 리듬의 기초 위에 선율이 곁들여져 비로소 음악이 탄생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근원적인 타악기의 역할에도 불구하고 이전의 관현악 작품에서는 타악기가 진지하지 못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특히 다른 선율 악기의 단순한 보조 역할을 담당하는 악기 정도로만 평가되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고전주의와 낭만주의 시대를 거쳐 음악에서 타악기의 비중은 점차 확장되고 있으며 특히 선율이나 화성이 없이 오직 리듬으로만 구성된 음악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어찌 되었든 타악기는 새로운 음향을 탐구하고자 하는 여러 음악가들에게 도전과 자극을 주는 악기임이 분명합니다.

세계 각국의 민속 악기까지 포함한다면 타악기의 종류는 무궁무진합니다. 그래서 많은 학자들은 타악기를 여러 방식에 의거하여 분류했는데 크게 정확한 음높이를 갖는 악기와 그렇지 못한 악기, 소리를 내는 원리, 선율 또는 리듬을 내는 악기, 특정한 효과를 위한 악기, 재료에 의한 분류(나무, 금속, 가죽) 등 다양한 방식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오늘 소개할 악기는 제한된 지면에 방대한 분량의 타악기를 모두 다룰 수는 없으므로, 일반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져 있고 자주 연주되는 악기 위주로 선별하여 소개하고자 합니다.



팀파니  


(출처 : 위키피디아)



우리가 오케스트라 공연에서 가장 자주 접하게 되는 팀파니는 관현악 작품의 연주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맡는 일종의 북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통상 두 개 또는 세 개가 세트로 사용되며 대편성의 작품은 그 이상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팀파니는 크기에 따라 각기 다른 음높이를 지니고 있으며 필요 시 페달을 이용하여 음높이를 변화시킬 수 있어 다채로운 표현이 가능합니다. 팀파니의 역사는 고대의 단지 모양의 북이 그 근원이라고 볼 수 있는데 다른 음높이를 가진 한 쌍의 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중동에서입니다. 

15세기 경 서구에 전파되어 기마대가 마상에서 트럼펫과 함께 사용했으며 16세기 중반 무렵에는 차츰 트럼펫과 함께 관악이나 현악 합주에 더하여 바흐, 헨델이 현재보다 작은 형태의 팀파니를 사용하기 시작했고 이후 베토벤에 의해 확고한 지위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특히 R. 슈트라우스나 말러 같은 후기 낭만주의 시대의 작곡가들은 페달이나 스틱을 통해 극적인 효과를 만들어 내기도 했습니다.



스네어 드럼  


(출처 : 위키피디아)



일반적으로 작은북으로 더 잘 알려져 있는 스네어 드럼은 작은 규모의 악대부터 전문 오케스트라에 이르기까지 매우 폭넓게 사용되고 있는 타악기입니다. '스네어(snare)'라는 용어 자체가 북 아랫면의 가죽(snare head)에 가로질러 매단 여러 겹의 줄을 말합니다. 스네어 드럼은 모든 타악기 연주법의 기본이 되므로 대부분의 타악기 주자들이 이 스네어 드럼으로 기초 연주기법을 익히고 있습니다. 특히 주로 군대에서 사용되던 스네어 드럼은 18세기에 접어들며 점차 관현악 작품에 등장하게 됩니다. 

프랑스의 작곡가 라모는 자신의 발레음악 “에베의 축제”에서 스네어 드럼을 사용했으며 헨델의 경우 “왕궁의 불꽃놀이” 중 미뉴에트에서도 사용했습니다. 특히 베토벤은 관현악 작품인 “웰링턴의 승리”에서 스네어 드럼을 통해 적군의 출현을 묘사했습니다.


  
글로켄슈필  


(출처 : Pixaboy_meineresterampe)



글로켄슈필은 건반 모양으로 배열된 금속판을 여러 종류의 채로 쳐서 연주하는 타악기로, 철제 건반을 피아노의 건반 모양으로 배열하여 펠트 위에 놓아 음향이 여운을 갖도록 제작되었습니다. 이는 크리스마스 캐롤과 같은 영롱한 효과를 위해 많이 사용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다만 잔향이 길게 유지되므로 빠른 선율을 연주해야 할 경우 각 음이 섞이게 되어 명료하지 못한 소리를 내는 한계가 있습니다. 

헨델은 자신의 오페라 ‘아치스와 갈라테아’나 오라토리오 ‘사울’에서 글로켄슈필을 사용했으며 모차르트도 ‘마술피리’ 같은 자신의 음악극에서 이 악기를 빈번하게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현대적 관점에서 새로운 음향의 지평을 열게 된 것은 뒤카의 ‘마법사의 제자’나 드뷔시의 ‘바다’ 같은 작품에서 그 사용이 두드러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실로폰  


(출처 : 위키피디아)



이 악기는 어린 시절 누구나 실로폰은 한 번쯤 연주해 본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실로폰은 길이나 두께를 달리하여 조율된 단단한 나무 막대 음판들을 피아노 건반과 동일한 방식으로 배열하고 그 음판 아래 금속공명관을 부착한 것입니다. 생김새로 인해 글로켄슈필과 혼동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소리로 쉽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글로켄슈필은 금속성의 울림을, 실로폰은 울림이 거의 없는 딱딱한 목질의 음향을 냅니다. 특히 버르토크는 ‘현과 타악기와 첼레스타를 위한 음악’에서 실로폰을 사용하여 그 가능성을 극대화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타악기는 음악의 세기를 시작한 인류에게 그 지평을 열어준 악기였습니다. 의식과 놀이, 예술 영역에서 타악기는 그 발전을 거듭해왔으며 지면에 소개된 클래식 음악의 영역뿐만 아니라 재즈나 대중음악에서도 그 중심을 이루는 악기로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오래 전,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난타’에 가슴이 뜨겁게 달아오른 적이 있다면 바로 우리가 사물놀이의 그 리듬을 기억하기에, 아니 그보다 더 먼 태고적 리듬을 몸이 기억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일상에 찌든 하루를 보냈다면 오늘만큼은 화려한 리듬과 강렬한 타격으로 채워진 음악으로 스트레스를 날려 보내는 건 어떨까요? 





아주 좋은 팁! 타악기 음반 추천



이블린 글레니의 Her Greatest Hits (RCA)


청각장애를 극복하고 세계적인 타악기 주자로 이름을 알린 이블린 글레니의 베스트 음반. 그녀만의 동물적인 리듬 감각과 음향의 새로운 가능성을 경험해 볼 수 있습니다.



마르틴 그루빙어의 드럼과 찬트 (DG)


이블린 글레니의 뒤를 이어 각광받고 있는 그루빙어의 DG 데뷔 레코딩입니다. 뮌스터슈바르차흐 수도원의 신부들이 노래하는 그레고리안 성가 위에 퍼거션의 리듬이 개성적으로 아로새겨지며 스타 오보이스트 알브레히트 마이어가 가세하여 성과 속을 넘나드는 음악 세계를 펼칩니다.



R. 슈트라우스의 알프스 교향곡, 베르나르드 하이팅크 지휘, 런던 심포니 (LSO)


슈트라우스의 알프스 교향곡에는 마치 타악기 박물관을 방불케 할 정도로 많은 타악기가 등장합니다. 특히 천둥을 묘사하는 금속판 형태의 타악기가 등장하니 유심히 들어볼만 합니다. 여러 음반 중에서도 특히 알프스의 정경을 가장 운치 있게 그려 낸 하이팅크의 연주를 추천합니다.



라벨의 볼레로, 피에르 불레즈 지휘,  베를린 필하모닉 (DG)


라벨의 볼레로에는 스네어 드럼이 무려 169회 동안 단조로운 리듬을 연주합니다. 작은북의 똑같은 리듬을 반복 청취하다 보면 마치 최면에 걸린 듯한 느낌에 빠지게 되는데 불레즈의 정확한 비팅을 통해 이 작품의 진가를 깨달을 수 있게 됩니다.



마르틴 그루빙어와 퍼커시브 플라넷 앙상블의 쾰른 실황 영상  (DG / DVD)


2010년 DG와 계약 후 가장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타악기 주자인 마틴 그루빙거의 쾰른 공연 실황 영상물입니다. 타악기 공연은 소리로 듣는 것보다 연주자의 역동적인 액션과 함께 감상한다면 그 감동이 훨씬 배가되기에 마지막으로 영상물을 한 편 추천해 봅니다. 
타악기 작품을 남긴 세계 각국 작곡가들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는데, 특히 현역 타악기 주자로 활동하고 있는 게이코 아베의 “The Wave”, 크세나키스의 3명의 타악기 주자를 위한 “Okho” 그리고 그루빙거 자신의 작품 등이 현란한 연주 실력으로 수록되어 있습니다. 특히 여러 개의 채를 들고 다양한 효과를 내는 그루빙거와 음성, 주법 등 가능한 모든 자원을 동원하여 음향의 새로운 경지를 이끌어 내는 퍼커시브 플라넷 앙상블의 환상적인 음향이 다채로운 영상과 함께 제공됩니다.









출처 : 사외보 아주좋은날 2014.07+08월호 



IN MUSICAL INSTRUMENTS 특별한 악기에 얽혀 있는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글 : 편집부